한미 전문가 일각, “북 무기개발 수준 따라 SLBM 시험발사” 전망
김기정 전략연 원장 “모라토리엄 지키되 애매한 수위 도발 가능성”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안보위기를 언급한 만큼 무력시위 가능성이 전망되고 있다. 북한은 15일 현재 닷새째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선과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정기통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한미훈련 개시일인 10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강력한 선제타격능력을 보다 강화해나가는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11일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지 시시각각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여정 담화’와 관련해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이 이미 올해 1월 8차 당대회 때 제시한 대로 전술핵무기 개발과 초대형 핵탄두 생산 및 핵 선제타격 및 보복타격 능력을 고도화하겠다는 목표를 이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도 12일 정례회의에서 북한 동향, 북미 및 북중 관계 상황을 분석하고, (북한이)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한미는 10~13일 나흘간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를 진행한 이후 16일부터 26일까지 본 훈련에 해당하는 한미 연합지휘소연습(CCPT)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미는 본 훈련 시작 1~2일 전에 이번 훈련의 시기 및 규모 등을 공동 발표하고, 이 시기에 맞춰 북한-유엔군사령부 직통전화로 북한에도 통보한다.

하지만 김여정 부부장은 이미 이번 한미훈련에 대해 “규모, 형식과 상관없이 우리에 대해 선제타격을 골자로 하는 침략적 성격이 있다”고 했다. 북한 선전매체인 ‘통일신보’도 14일 시론에서 “한미훈련은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골자로 하는 작전계획이고, 그 실행을 보다 완비하기 위한 핵전쟁 예비훈련”이라고 주장했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국해방전쟁(한국전쟁) '승전' 67주년을 맞아 군 간부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백두산' 기념권총을 수여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20년 7월 27일 보도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여기에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에서 주장한 ‘주한미군 철수’를 주러 북한대사에 이어 주중 북한대사까지 되풀이하고 있다.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한의 무력시위 가능성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2일(현지시간) 미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이 남한을 대상으로 하는 저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은 미국이 아닌 한국을 상대로 도발에 나설 것으로 본다. 한국이 미국에 연합훈련 규모를 축소하라는 등의 압박을 가하도록 하려는 것”이라면서 “북한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서를 파기하고, 개성공단 등 남북협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며 군사적으로는 저강도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 국장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이나 핵실험에 나설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북한의 개발 수준에 따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다만 로버트 아이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은 “북한이 대규모 도발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은 문재인정부가 미국으로부터 더 독립적이 노선을 택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대북 지원에 나서고 남북협력사업을 추진하길 바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북한이 1월 8차 당대회 때 요구한 연합훈련 영구 중단 및 첨단무기 도입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만큼 당시 예고한 자신들의 전략무기 고도화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여정과 김영철의 담화는 북한이 새로운 무기시험을 실시할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본다”며 “지난 3월 21일 순항미사일, 3월 25일 신형단거리탄도미사일(탄두중량 2.5톤)을 발사해 이미 단거리탄도미사일과 초대형방사포에 대한 시험은 어느 정도 이뤄졌고, 다음 순서는 신형 잠수함이나 SLBM과 관련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은 14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현재 북한은 악화된 경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코로나19 방역에 집중해서 북중 간 교역을 재개하는데 필사적”이라면서 “ICBM 발사 등으로 모라토리엄을 깨는 행위는 힘들 것이고, 국제사회가 지탄하기에 애매한 수위로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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