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시스템·재무·온라인적응·금융시스템 등 4대 리스크 관리해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글로벌 은행권이 장기화되는 저금리, 핀테크와의 경쟁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전환을 한층 가속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형은행들이 핀테크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하거나 클라우드·빅데이터·AI 등의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면서 잠재적인 리스크에 노출된 만큼 직간접적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 시중은행 내부창구 / 사진=연합뉴스 제공


15일 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은행권 7대 트렌드 '디지털 전환 및 도전과제' 보고서를 통해 "현재 글로벌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은 2단계인 중심부로 진입하는 과정"이라며 "디지털 전환이 새로운 기회이나 이 과정에서 은행의 수익성은 물론 신뢰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디지털화가 금융거래 속도 증가와 고객만족을 향상할 수 있지만 보안 취약성도 상응하게 따라오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은행권이 디지털 전환을 꽤 하는 과정에서 내부 운영적인 문제로 △전산시스템 리스크 △재무 리스크 △적응 리스크 등과 외부 파급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각각 꼽았다. 

전산시스템 리스크는 신규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소프트웨어 결함, 이상 기후 등에 따른 전산 오작동이나 고객·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버 공격이 문제다. 특히 최근 은행들이 디지털 의존 심화와 원격근무 확대 등의 여파로 보안문제 등에 더 취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영국 TSB는 신규 IT시스템을 이전하면서 기술적 결함으로 3억 3000만파운드의 손실이 발생했다. 

재무 리스크는 핀테크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디지털 투자 확대가 당면과제다. 특히 엔지니어와 데이터 전문가 등 전문인력 충원과 소프트웨어 유지보수에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평가다. 

또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금융업의 디지털 운영 및 보안 관련 규정이 잇따라 발표돼 지속적인 내부 규정 업데이트가 요구되고 있다. 결국 법적(컴플라이언스) 비용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적응 리스크는 디지털화로 촉발되는 부서간 갈등이 문제다. 대체로 IT부서는 조직내에서 변화를 주도할 권한이 부족해 디지털 전환에서 타 부서와의 마찰 소지가 크다는 평가다. 또 디지털전환이 보편화되고 오프라인 유지비 부담이 커지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기성 직원들의 반발이 큰 점도 문제로 꼽힌다.

금융시스템 리스크는 은행의 데이터 분석 모델에 오류가 발생하거나 외부에서의 은행 시스템 공격을 들 수 있다.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링 의존도가 커지는 가운데 빅데이터·머신러닝 모델에 오류가 발생하면 극단적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국제금융센터는 "금융권은 금융거래 속도 증가, 고객만족 향상 등 긍정적 측면에 주목하며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디지털 거래량과 참여자가 급증하면서 각종 취약성도 함께 커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지각하기 시작했다"며 "각 은행들이 같은 업종내 직접적인 경쟁자나 타 산업내 경쟁업체에 비춰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 후 각자의 디지털 전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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