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부진으로 코스피 지수가 3200선을 밑돌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주가 반등을 예상하고 빚을 내 투자하는 일명 ‘빚투’는 오히려 상승 추세다. 반대매매 금액 역시 크게 늘어나고 있어 투자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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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빚투’가 다시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일을 기준으로 유가증권(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24조 9558억원을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7월 초 처음으로 24조원을 넘긴 이후 이달 들어 지난 6일부터는 4거래일 연속 늘어나는 패턴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에는 24조 8922억원까지 늘어나는 등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 초만 해도 20조원 이하였던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반기 남짓한 기간 만에 약 30%에 가까운 증가율을 나타낸 것이다.
신용거래융자액이란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뜻한다. 통상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 때 신용거래융자도 늘어나는 패턴을 나타낸다. 최근 코스피가 3200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언젠가는 오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투자에 나선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허나 신용거래의 반대편인 ‘반대매매’가 존재한다. 반대매매는 고객이 증거금을 기초로 주식을 매입한 뒤 약정한 만기기간 내에 빌린 돈을 변제하지 못할 때 주식을 강제로 일괄매도 처분하는 매매를 뜻한다. 투자자들의 예상보다 주가 하락기간이 길어질 경우 반대매매가 속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다시 금투협 자료를 보면, 지난 12일을 기준으로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238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대매매 금액은 지난 11일과 12일 이틀 연속으로 200억원을 넘어섰다. 이달 초만 해도 100억원대 규모였던 반대매매가 늘어나면서 손해를 보는 투자자들도 그만큼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와 같은 상황이 언제 종결될지 확언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최근 불거진 반도체주 부진은 코스피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줬음은 물론 코스피 지수 전체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데에도 일조했다. 반도체 분야 업황이 올해 말까지 대체로 부정적임을 감안하면 ‘빚투’와 반대매매의 여파가 결코 가벼운 수준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코스피 지수가 심리적 방어선 위쪽에서 움직이고 있어 빚투가 늘어나는 모습”이라면서도 “하락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혼란이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수 있으므로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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