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카자흐 정상회담서 전략 동반자 확대 공동성명 채택
문대통령,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 사의 “양국 우의 증진”
토카예프 “희토류 분야 한국기업 참여 희망…협력 확대”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우리나라를 국빈방문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확대하는 내용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가 맞이한 첫 외국 정상이다. 이날 양 정상은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는 양국 관계 발전, 실질 협력 증진, 한반도와 중앙아 지역의 평화·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특히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에 협조해 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이는 양국의 특별한 인연을 되새기고 우의를 증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에서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2021.8.17./사진=청와대

이날 토카예프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카자흐스탄에 제일 중요한 아시아 파트너 국가 중의 하나로, 카자흐스탄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대기업을 포함하여 550개의 한국 기업이 활동하고 있고, 양국 정부 간에도 경제공동위 체제를 통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한국과 카자흐스탄은 최고의 협력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국간 별도 협의체를 구성하고 카자흐스탄 측 부총리로 하여금 한국과의 경제협력 업무를 전담토록 할 것이며, 중요한 협력사업은 본인이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한국판 뉴딜 정책’과 카자흐스탄의 ‘2025 국가발전계획’을 조화롭게 접목해 호혜적인 발전을 이뤄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토카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은 희토류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양국간 지질 탐사 등 분야에서 한국기업의 참여를 바란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희토류 등 희귀광물은 배터리 등 분야에도 꼭 필요하므로 양국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8.17./사진=청와대

또한 토카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전기차 조립, 전기차 인프라 구축,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알마티 자동차 조립공장이 지난해 말 완공되어 자동차 생산을 개시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전기차, 전기차의 인프라, 배터리까지 협력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와 함께 토카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은 IT와 디지털 분야 관련하여 전자정부, 전자결재 시스템, 핀테크 분야에 관심이 많으며, 아스타나 국제금융센터를 많이 활용해 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2019년 4월 체결한 ICT 협력 MOU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분석 등 IT 협력이 잘 진행되고 있음을 평가하며 더 많은 협력사업이 발굴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토카예프 대통령의 양국간 보건 분야 협력 희망 의사를 밝혔고,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PCR 진단검사 기업이 카자흐스탄에 진출하고, 양국 보건부와 감염병 전문가 간 코로나 진단·치료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평가한다”면서 “양국이 앞으로도 효과적으로 감염병을 예방·관리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백신 개발까지 포함하여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을 마치고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1.8.17./사진=청와대

이 밖에 토카예프 대통령은 “주 부산 카자흐스탄 총영사관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문 대통령은 이를 환영하고 “양국 경제협력과 인적교류를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문 대통령은 최근 한반도 정세와 우리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했으며, 토카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정부의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하면서 카자흐스탄의 비핵화 경험이 한반도 비핵화에 참고가 되기를 희망했다.

두 정상은 회담 직후 ▲기록관리 ▲무역협력 ▲수자원관리 ▲홍범도 장군 묘역 관리 및 지역개발 ▲경제협력위원회 설립 등 5개 분야에 걸친 협력확대 방안을 담은 정부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임석했다.

아울러 두 정상은 정상회담 논의 내용을 24가지 조항으로 정리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서 양 정상은 특히 4차 산업혁명과 보건·의료, 우주 등 신산업 분야로 협력을 더욱 넓히고, 내년을 ‘상호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해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 주 부산 카자흐스탄 총영사관 개설, 카자흐스탄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극동그룹 가입 조건부 지지 등의 내용도 담겼다.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토카예프 대통령과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을 마치고 상춘재에서 차담하고 있다. 2021.8.17.사진=청와대

이번에 두 정상은 상춘재에서 차담을 나누며 친교의 시간을 가졌으며, 두 정상은 도쿄올림픽에 대해 환담을 나눴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안산 선수가 계속 10점을 맞출 때마다 놀랐다”며 극찬했으며, “특히 개인적으로 세계 최고의 공격수인 김연경 선수의 팬”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카자흐스탄은 레슬링, 역도, 복싱 등 전통적 종목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다”며 “특히 고려인 역도선수 손 이고르의 경기가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주요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한 뒤 국민만찬을 이어간다. 주요 경제인 간담회엔 한국측에서 구자열 무역협회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정연인 두산중공업 사장, 민명기 롯데제관 대표, 주시보 포스코인터 사장,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김규영 효성 대표, 고동현 동일토건 대표, 유정열 코트라 사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