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차기 대선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차기 대선이 초접전으로 치러질 경우 소수 정당이지만 확고한 지지층을 형성한 심 의원이 ‘캐스팅 보트’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에게 대선 후보 적합도(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를 조사한 결과 심 의원은 직전 조사 대비 1.9%p 상승한 5.2%를 얻었다. 

여권의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27.3%, 이낙연 전 대표는 18.9%,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5.7%로 나타났다. 심 의원은 추 전 장관과 박용진 의원(5.1%), 정세균 전 총리(3.5%)와 오차범위 내 혼전 양상을 띄고 있다.

심 의원이 지난 13일 “정의당의 시간은 반드시 온다”며 자신감을 보인 게 출마 공식화 이후 여론조사에서 실제로 확인된 것이다.

역대 대선에서 정의당은 만만치 않은 저력을 보여왔다. 지난 2017년 대선에서 심 의원은 무려 6.17%를 득표했다. 

민주당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정의당 후보가 선전할수록 진보진영의 '표 분산 효과'가 커지기 때문이다. 

심 의원이 고정 지지층을 바탕으로 향후 경선을 거쳐 본격적인 세몰이를 시작하면 노동계와 여성단체‧청년 등의 표심을 흔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젠더 이슈를 바탕으로 국민의힘과 대척점에 서게 될 경우 민주당 지지층을 일부 흡수할 수도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야권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을 감안하면 심 의원의 득표율은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

더구나 정의당은 최근 각종 이슈를 두고 민주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거대 양당의 대선 경선으로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과 언론중재법 반대를 통해 집권여당을 견제하는 야당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총선과 지방선거를 비롯한 굵직한 선거에서 진보진영의 판세가 불리해지면 손을 맞잡았지만, 정의당이 ‘야당 본색’을 뚜렷하게 드러낸 만큼 실제 본선에서 연대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심 의원도 17일 의원총회에서 "정의당은 정부의 정책이라면 무조건 찬성해온 집권여당,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하는 것은 무조건 반대해온 제1야당과 달리 국민의 입장에서 찬성할 것은 찬성하고, 반대할 것은 반대해온 정당"이라며 선명성을 강조했다.

사실상 마지막 대선 도전에 나서는 심 의원은 오는 24일을 전후해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출마선언문을 통해 '노동이 있는 민주주의,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약속하며 민심을 공략했다. 당내에서 심 의원과 겨룰만한 경쟁자가 딱히 눈에 띄지 않아 2017년에 이어 다시 정의당 후보로 대선 본선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