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시행 목전…비트코인 가격 올라도 '차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최근 한 달 사이 약 60% 반등하는 등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시점을 목전에 두고 있음에도 당국의 요건을 충족하는 거래소가 없다는 컨설팅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대 거래소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업계의 긴장감이 제고되는 모양새다.

   
▲ 사진=연합뉴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의 가격이 최근 들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5200만원 선까지 오른 모습이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인 알트코인 중에서 상징적 존재인 이더리움의 경우 개당 350만원까지 가격을 회복했다.

가상자산의 경우 가격이 오르면 업계 전체가 활황을 띠며 적극적인 마케팅 혹은 회원가입 이벤트 등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만은 분위기가 다르다. 비트코인의 경우 가격이 지난 5월 수준으로까지 회복됐음에도 거래소들의 표정이 여전히 밝지만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내달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의 시행을 앞두고 당국이 주도하는 거래소 등록 절차가 생각처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지난 6월 15일부터 7월 16일까지 진행한 가상자산 거래소 현장 컨설팅 결과 ‘25개 업체 중 특금법 요건을 완전히 충족한 거래소가 한 곳도 없다’는 입장을 내면서 분위기가 냉각됐다.

특금법 개정안 상에서 가상자산사업자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진행하는 정보보호인증체계(ISMS) 인증과 은행에서 발급하는 실명확인계좌를 받아야 한다. 실명확인 계좌를 획득하면 원화로 코인을 사고파는 원화마켓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고, ISMS만 인증할 경우 비트코인 등 코인만 거래하는 코인마켓만 운영이 가능하다.

25개사 중 ISMS를 인증 받은 곳은 10개사로 전체의 40%, 거래소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곳은 4곳으로 전체의 16% 수준이다. 이들 네 곳은 특히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4대 거래소로 손꼽힌다. 그런데 이들조차도 당국의 요건에 완벽하게 충족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은행들 역시 가상자산 거래소들에 대해 법률상 필수요건, 고유위험(상품·서비스 위험 등), 통제위험(자금세탁방지 내부통제 등) 등 다각도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 아직까지 어떤 거래소도 선뜻 사업자 등록신청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로서는 사업자등록 신청 전에 더 완벽한 준비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특금법 해석에도 모호한 부분이 많아 은행, 금융당국 등과의 소통이 더 필요한 형편이지만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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