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가석방 후 첫 재판 출석…올해 넘기는 재판에 우려 확산
[미디어펜=조한진 기자]끝이 보이지 않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에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석방으로 구치소에서 나왔지만 계속되는 재판으로 경영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의혹에 관한 공판기일에 가석방 후 처음 출석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의혹에 관한 공판기일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이날 오전 9시40분 쯤 법원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이 부회장은 취재진 질문에 답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마스크로 가려졌지만 얼굴은 여전히 수척한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 관련 재판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추석 등으로 공판기일이 없는 날을 제외하면 사실상 이 부회장은 올해 매주 목요일마다 재판장에 출석해야 하는 상황이다. 2심, 3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전체 재판은 언제 끝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음 달부터는 프로포폴 의혹 재판까지 시작된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경영에 몰두해도 부족한 상황에서 이 같은 사법 리스크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재판에 발목이 묶이면서 해외 출장 등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재계는 지난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한 검찰의 결정에 큰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6월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는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이 부회장을 재판에 넘기지 말아야 한다는 권고 의견을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했다. 그러나 검찰이 기소를 강행하면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코로나19)백신 등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한 상황”이라며 “기소전 2년이 넘는 수사에서 확증을 잡지 못한 검찰의 결정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검토할 당시 삼성 미래전략실 소속이었던 최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증권 전 직원이 두 명이 증인으로 나와 진술했다.

삼성물산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의혹에 관한 재판에 출석한 증인들은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은 법에 따라 산정했고, 미래전략실 주도의 개입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 부회장의 경영활동에 대해 취업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면서 “이 부회장은 몇 년째 무보수고 비상임, 미등기 임원이다. 주식회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서 최종 의사결정을 하는데, 이 부회장은 미등기 임원이기 때문에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장관은 “그렇기 때문에 이런 요소들을 고려하면 취업이라고 보긴 어렵지 않으냐”며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제가 제한된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오(O), 엑스(X)'로 답을 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