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만한 속도의 경기회복 지속 전망...기존 테이퍼링 스케줄 유지될 듯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CPI)는 전년동월대비 5.4% 오르면서 시장 전망치를 하회, 그동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강조했던 '일시적 물가 상승'의 증거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이 우려했던 연준의 '정책 실패' 우려는 완화될 전망이다.

최근 몇 달 동안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를 웃돌아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웠지만, 7월 물가지수를 들여다보면, 모멘텀 둔화가 엿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 대폭 상승, 물가 상승세를 주도했던 중고자동차 가격의 CPI 기여도는 6월 36.6%포인트에서 7월에는 1.6%포인트로 급락했다.

주택 임대료 오름세 등이 잔존, 물가 모멘텀 소멸로 보긴 어렵지만, '일시적 물가'에 대한 연준의 정의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사진=연합뉴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일시적 물가 상승이란 '가격이 오르다가 멈추는 것'이며, 다시 하락하지 않더라도 '평탄화'만 돼도 조건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면서 "7월 CPI 지표는 파월 의장 설명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것이었으며, 연준의 정책 실패 우려는 완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준은 일시적 물가 상승의 근거를, '수요-공급의 비대칭적 회복'은 시차를 두고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물가가 일시적이라면, 이미 고용 지표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부진 역시 시차를 두고 해소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

강 연구원은 "완만한 속도의 경기 회복 전망을 유지하며, 시장과 소통한 기존의 테이퍼링 스케줄(9월 FOMC에서 언급, 내년 1월 시작)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18일(현지시간) 공개된 7월 FOMC 의사록에서, 대부분 참가자들은 "앞으로 경제가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발전할 경우,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테이퍼링 시작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코로나19 진정 이후의 고용시장 회복 속도를 긍정적으로 본 위원들은 몇 달 내 테이퍼링 시작이 정당하다고 주장했고,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진단한 위원들은 내년 초가 더 적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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