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반도체.중국 의존에서 탈피...품목과 지역 불문, '균형된 호조'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액이 554억 달러로, 3년 10개월만에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가운데, 지난 2017년 이후 '수출 호황기'가 재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반기에도 전망은 맑은 편이며, 최근 경기 둔화 우려가 제기된 반도체도 '연착륙'이 기대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사태 이후, 단가 상승과 물량 증가 영향이 공존하는 상황이며, 지역과 품목별 기여도도 과거 중국 및 반도체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탈피, 품목과 지역을 불문한 '균형된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는 우리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이 컸으나, 4~5월부터 미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의 개선이 두드러졌고, 6~7월 들어서는 소외됐던 지역들도 개선됐다.

품목별로는 최근 4달 간 반도체, 석유화학, 자동차, 석유제품, 자동차부품, 철강제품, 일반기계 순으로 기여도가 높았다.

역대 최대 수출금액 경신에는 단가 상승과 물량 증가 영향이 두루 작용했고, 정보통신(IT)을 제외한 중간재에서 단가 상승의 영향이 컸으며, 자본재와 소비재는 물량 개선 효과가 견인했다는 평이다.

   
▲ 수출 컨테이너 항만/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김희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수출 규모는 2017~2018년 호황기와 유사하나, 세부 내용은 차별적"이라며 "당시엔 반도체와 중국 의존도가 높았고, 세계 경기가 '고점'을 통과 중이었다"며 "현재는 편향된 의존도에서 벗어나 품목과 지역 불문 균형 잡힌 호조세를 보이고, 선행지수 개선폭 역시 2017년 최고치를 상회한다"고 진단했다.

또 "3분기에 20% 대 중반, 4분기는 10%대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하며, 컨센서스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반도체 수출이 과연 얼마나 꺾일 것이냐다.

이에 대해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반도체 사이클의 '진폭'이 과거보다 작다"면서 "반도체와 비반도체 수출이 함께 증가하는 국면에서, '병목 현상'이 고점을 통과한 것으로 볼 때, 향후 한국 수출이 급감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건설중장비, 합성수지, 세탁기, 냉장고, 축전지 등 품목들의 수출증가세가 돋보인다"며 "한국 제조업은 '재고 재축적' 여력이 아직도 충분히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2023년 이후 '탄소국경세'가 도입되면, 한국의 운송장비와 금속, 화학 및 전기전자 등 업종의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그러나 강승원 NH증권 연구원은 "10일까지 데이터로 추정한 8월 일평균 수출증가율은 7월보다 소폭 낮아질 전망"이라며 "통계청의 6월 경기순환시계에서도 수출이 '둔화'에서 '하강'으로 한 발 더 이동했다"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 속도 가속화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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