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2015년 을미년(乙未年), 청양의 해를 맞아 주식시장이 다시 활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은 대형주의 부진과 중소형주의 약진이었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일본의 아베노믹스로 인한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현상은 수출 대형주의 실적을 압박했다. 올해도 국제유가 급락과 그리스를 둘러싼 유로존 불안 등 대외변수가 여전해 대형주는 별반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대외 불확실성과 환율 민감도가 낮은 중소형주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도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코스닥지수가 600선을 회복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다만, 중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변동성이 커 주가를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중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주가가 낮아 다가가기 쉽다는 매력이 있다. 특히 테마주에 대한 개인투자자의 관심은 여전하다. 매수 매도 타이밍을 잘 잡으면 단기간 투자금의 수배 차익을 올릴 수 있는 테마주는 외면하기 쉽지 않은 유혹이다. 올해는 어떤 테마주가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 살펴본다.

◇이제는 일상화된 ‘대선 테마주’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된 것일까? 다음 대선을 2년 넘게 앞두고도 증시에서는 대선 테마주가 벌써 활개를 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대선 테마주는 이제 정치권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거나 부각될 때마다 일상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대선 테마주가 이처럼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실적을 기반으로 오르는 것이 아니어서 단기간에 주가가 크게 상승할 뿐 아니라 대선이 치러지기 전까지는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대선 당시 대선 테마주는 대선이 치러지기 불과 몇 달 전까지도 상승세를 지속했다.

   
▲ 지난 대선에서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한 대선 테마주는 이제 정치권에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거나 부각될 때마다 일상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사진=뉴시스

최근 대선 테마주는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반기문 유엔(UN)사무총장,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이완구 국무총리 관련주가 대부분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주도 대선 테마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반 총장 테마주에는 한창, 보성파워텍, 씨씨에스, 에너지솔루션, 휘닉스소재 등이 있다. 대부분 해당 회사의 대표나 오너가 반 총장과 학교 동문 등으로 엮여 있다는 점에서 반 총장의 테마주로 분류된다.

문 대표 테마주는 우리들제약, 우리들휴브레인, 유성티엔에스, 바른손, 위노바, 뉴보텍 등이다. 문 대표 테마주는 문 대표 본인보다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친분 관계로 형성된 점이 특징이다. 우리드제약은 김수경 회장이 노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문 의원의 테마주로 분류됐다.

우리들제약의 계열사인 우리들병원은 2003년 노 전 대통령의 허리디스크 수술도 집도했다. 김 회장은 이상호 우리들의료재단 이사장의 전 부인이다. 김 회장과 이 이사장의 아들인 이승렬씨가 현 대표라는 이유로 위노바도 문 의원 테마주로 엮였다. 뉴보텍은 한거희 대표이사가 지난 대선 당시 강원도 선거대책위원회에 있었다는 이유로 문 대표의 테마주로 분류된다.

이 국무총리 테마주는 신성그룹주가 이름을 올렸다. 이완근 회장이 이 총리와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회장은 성균관대 교육학과를, 이 총리는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신성솔라에너지, 신성이엔지, 신성에프에이 등 신성그룹주 모두가 이 총리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들 대선 테마주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도박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대선 테마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2년 6월1일부터 대선 1년 후인 2013년 12월20일까지 정치테마주로 알려진 147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최고 62.2%까지 상승했던 테마주의 수익률이 대선 전일 0.1%까지 폭락했다. 특히 147개 테마주 중 49개 종목에서 불공정거래 혐의가 적발, 대선 테마주에 주가조작이 만연했음이 증명됐다.

◇갈수록 늘어나는 ‘핀테크 수혜주’

‘핀테크’가 올해 금융권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관련주도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핀테크는 모바일 결제, 송금, 자산관리, 크라우드펀딩 등 각종 금융서비스에 IT기술을 접목시킨 것을 말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가 핀테크 육성을 위해 2000억원 이상의 정책자금을 지원키로 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밝히면서 주식시장에서도 핀테크 관련주의 주가가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핀테크 테마주의 특징은 정확히 어느 종목이 핀테크의 수혜주이고 아닌지 확실하게 분간하기 어렵다는 것. 핀테크는 크게 지급결제, 금융데이터 분석, 금융 소프트웨어, 플랫폼 영역으로 구분되지만 IT관련주는 잠재적으로 모두 핀테크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이달 초 국내게임 업계 2위 업체인 엔씨소프트는 전격적으로 국내 전자결제 1위 기업 KG이니시스에 450억원을 투자해 전략적 제휴를 맺고, 핀테크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게임업체 대표에서 하루아침에 핀테크 관련주가 된 것이다. 핀테크를 선점해 게임 외에의 산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엔씨소프트 측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핀테크 관련주의 대장주는 단연 다음카카오다. 카카오페이, 뱅크월렛카카오 등으로 핀테크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가입자 증가세가 예상보다 느리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하지만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핀테크 시장을 점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음카카오의 강력한 라이벌인 네이버도 핀테크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에서 출시한 라인페이가 인기를 얻자 상반기 중 국내 시장을 겨냥한 네이버페이를 내놓아 모바일 결제시장에서의 다음카카오와의 패권 다툼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갤럭시아컴즈, KG모빌리언스, 다날, 한국사이버결제 등 전자결제주도 대표적인 핀테크 수혜주로 꼽힌다. 이밖에 KG이니시스, SBI액시즈, 다우데이타, 다우기술, 케이아이엔엑스, 가비아, 아모텍, NICE평가정보 등도 핀텐크 관련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핀테크 시장이 성장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의 ‘묻지마 투자’보다는 실적을 고려해 보수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업의 성장성과 안정성을 기반으로 투자해야 하는 것은 코스피나 코스닥의 어떤 테마주라도 모두 똑같은 만큼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