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은행 대출 여유 많아…금리인상, 우대금리 하향화, 한도축소 예고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NH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 등 범 농협금융권의 가계대출 중단에서 빚어진 은행권 대출 중단 도미노 우려와 관련 "대다수 금융사들은 가계대출 자체 취급 목표치까지 아직 여유가 많이 남았다"며 가계대출이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3일 금융당국은 "최근 농협은행 등의 주담대 등 취급중단 조치는 당초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농협은행 등이 계획 준수를 위해 취한 조치"라며 "당초 계획 대비 가계대출 취급여력이 충분한 여타 금융회사들에까지 대출 취급중단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해명했다. 

매년 금융사들은 연중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수립해 연초 금융당국에 제출하는데, 계획안보다 대출이 과다한 금융사는 자체 축소하는 식으로 관리한다는 설명이다.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는 7월 말 기준 가계대출 취급 목표치가 매우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출 증가세가 높은 '주택구입용 대출' 등의 한시적 취급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목표치 준수가 불가능해 이들이 자체적으로 대출 중단을 단행했다는 입장이다. 

두 금융사는 이번 대출 중단에도 '긴급 생계자금용'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을 취급하기로 해 서민금융에 대한 길은 열어둔 상태다. 

당국은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의 가계대출 일부 중단·축소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당국은 "우리·SC제일은행의 경우 연간 자체적인 리스크관리 기준에 따라 일부상품의 공급을 조절한 것"이라며 "과거에도 종종 있었던 통상적인 리스크관리‧한도관리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은행은 7~8월 중 전세대출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해 9월까지 전세대출을 한시 중단한 상태로, 10월부터 대출을 재개할 계획이다. 

당국은 우리은행이 전세대출을 지난해 12월 일시 중단했다가 한달만에 재개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도 한차례 중단했다가 한달만에 재개했었다고 부연했다. 우리은행의 전세 일시중단 조치가 대출취급 관리정책상 과거에도 수시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SC제일은행의 조치는 이용고객이 없는 상품을 은행이 자체 중단한 것인 만큼, 농협 등과 연계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당국은 "SC은행의 이번 조치는 사실상 이용고객이 거의 없는 금리산정 방식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며 "이 조치와 별개로 다른 금리산정방식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은 지속 판매 중"이라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이 판매 중단한 대출상품은 기준금리 산정방식 중 하나인 '신(新)잔액기준코픽스' 방식 대신 'SC대출잔액 1% 미만'으로 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대출절벽 우려에 대해서는 예상대로 대출 조이기에 들어갈 수 있음을 시사하며, 차주들의 신중한 자금조달계획을 주문했다. 

당국은 "지난 1년반 동안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신용팽창이 빠르게 진행됐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금융안정을 위협할 우려가 있다"며 "앞으로는 대출금리 인상, 우대금리 하향조정, 대출한도 축소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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