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인 루프페이(LoopPay) 인수를 발표한 가운데, 삼성과 애플이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루프페이 기술로 차별화한 '삼성페이'를 내세워 모바일 결제시장을 놓고 애플페이와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CNBC 등 일부 해외언론은 삼성전자가 인수한 루프페이가 기존 애플페이를 누르고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도할 것이란 예측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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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는 지난 18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
모바일로 접속해 간편 결제를 이용하는 사용자는 점점 늘어나고 추세다. 지난해 하반기 한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결제 시장규모는 지난해 1분기 1조 1270억원에서 올 2분기 3조 1930억 원대로 급성장했다.
세계 시장규모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모바일 결제 시장규모는 전년대비 44% 증가한 2230억달러로 집계됐으며, 올해는 6910억달러, 오는 2017년에는 1조47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모바일결제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배경에는 최근 몇 년간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마트폰에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76.9%로 지난 2013년 68.8%에 비해 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기준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보급률은 22퍼센트에 이른다. 이러한 수치는 전 세계인이 PC보다 스마트폰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은 전 세계인의 삶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켰고 급속도로 우리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다. 길을 걷는 사람들 속에서도,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 속에서도,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 속에서도 어디서나 스마트폰과 함께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삶의 일부가 돼가는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도 점차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전환되고 있다. 이 중에서 수익성과 편의성이 보장되고 실현가능성이 높은 분야가 바로 모바일 결제시장이다.
지갑 없는 세상…모바일 결제시장 '춘추전국시대'
지급 결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는 모바일 결제에서 요즘 이슈는 단연 애플의 ‘애플페이’로 꼽힌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미국에서 원터치로 쇼핑 결제를 할 수 있는 ‘애플 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애플페이는 아이폰 6와 아이폰 6플러스의 터치 ID로 상점이나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전자 결제 서비스다.
애플이 지난해 출시한 아이패드 에어2와 아이패드 미니3 사용자 역시 터치 ID를 사용해 앱 내에서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애플페이는 관련 기기의 무료 iOS 8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이 가능하다.
애플페이는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도록 설계됐다. 사용자와 관련될 수 있는 어떠한 거래 이력도 수집되지 않으며, 결제 거래는 사용자, 판매자와 사용자의 은행 간에만 진행된다. 실제 카드 번호는 기기에 저장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애플페이는 미국 유수 은행에서 발행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American Express), 마스터카드(MasterCard), 비자(Visa) 등 3대 주요 결제 네트워크의 신용 및 직불 카드를 지원한. 당시 애플은 전국의 500개 이상의 은행과 애플페이 지원 계약을 맺기도 했다. 애플은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더 많은 은행, 신용카드 회사, 판매자를 계속해서 추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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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은 지난해 미국에서 원터치로 쇼핑 결제를 할 수 있는 ‘애플 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
LG유플러스와 다음카카오 등 국내 IT기업들도 모바일 전자결제 시장에 본격 뛰어들고 있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온라인 시장 등 모바일 결제 시장이 큰데 비해 PG(전자지급결제 대행업체)사는 많지 않았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다음카카오는 PG사인 LG CNS와 손을 잡고 모바일 신용카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를 출시했다. LG유플러스도 자사 PG사와 함께 '페이나우 플러스'를 내놓았다.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11월 금융결제원과 함께 전자지갑 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를 추가로 선보였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이동통신사 SK텔레콤, KT도 시장진출 본궤도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PC에서 모바일로 환경이 옮겨감에 따라 모바일 간편 결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며, 국내 IT기업들도 다른 PG사들과 손을 잡고 진출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먼저 LG유플러스는 지난해 8월 '페이나우 플러스'를 출시했다. 액티브X나 공인인증서 없이 최초 1회만 결제정보를 등록하면 자체 로그인 인증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전체 은행거래 이용자의 60%에 해당하는 3개 은행(우리·국민·농협)의 출금계좌를 결제 수단으로 미리 등록해두면, 10만여 개의 온라인과 모바일 가맹점에서 계좌번호 입력 없이 자체 인증만으로 간편하게 계좌이체 결제를 할 수 있다. 등록된 계좌로 결제할 시 순수 결제시간은 3초면 충분하다.
다음카카오가 출시한 '뱅크월렛카카오'는 앱으로 제공되며 충전형 선불카드인 뱅크머니와 모든 은행에서 발급하는 현금카드를 등록할 수 있다. 뱅크머니는 특정 은행 하나의 계좌를 연계해 등록해 사용할 수 있으며 모바일 현금카드는 은행에 상관없이 최대 25장까지 등록이 가능하다.
돈을 받는 사람의 계좌번호 없이도 카카오톡 친구에게 최대 하루 10만원까지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 또 모바일 현금카드를 이용해 'BankWallet' 또는 'UbiTouch' 스티커가 부착된 전국 7만5000여대의 금융자동화기기(CD·ATM)에서 스마트폰 터치만으로 현금인출, 계좌이체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국내 최대포털사이트 네이버 등도 모바일 전자결제 서비스에 대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전자결제 시장의 대표주자인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미국 이베이의 '페이팔'도 국내 모바일 시장을 엿보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마켓 회사인 알리바바는 계열사이자 중국 최대 PG업체인 '알리페이'를 통해 2008년부터 국내 시장 사업을 시작했으며 올해 4월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국내 400여 온라인 사이트와 제휴를 맺었으며 KG이니시스, 하나은행 등과 제휴해 중국 내 소비자가 국내 쇼핑몰에서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페이팔'은 해외 소비자가 국내 쇼핑몰을 이용할 때 달러로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진행 중이다.
한편 모바일 금융 거래가 활발해짐에 따라 '보안'에 대한 지적도 일고 있다. 현금 없이도 상품 구매가 가능하고, 카드 관리 기능을 통한 물리적인 카드 소지가 불필요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해킹이나 결제 정보 유출과 같은 보안적 측면에서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여전히 높은 것이란 우려에서다. [미디어펜=김세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