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 현역의원 12명이 국민권익위원회 ‘부동산 전수조사’ 법령 위반 명단에 오르면서 이준석 대표가 예고된 ‘부동산 결단’에 마주섰다. 이 대표가 여러차례 공언한 더불어민주당보다 강력한 조치의 실행 여부에 따라 향후 대선 정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게 확실한 상황이다.
권익위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의원 12명이 본인 혹은 가족의 법령 위반 의혹 소지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관련 송부내용을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 1건, 편법증여 등 세금탈루 의혹 2건, 토지보상법·공공주택특별법 등 위반 의혹 4건, 농지법 위반 의혹 6건 등이다.
이 대표는 무관용 원칙을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23일 권익위 발표 직후 원내지도부 대책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내일 긴급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을 검토한 후 처분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제가 공언했던 입장을 지키겠다"며 엄정한 대응을 예고했다. 다만 명단 공개와 처분 수위는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 지도부의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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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면서 노트북 화면을 보고 있다./사진=국민의힘 제공 |
핵심은 '처분 수위'다. “적어도 민주당이 세운 기준보다 더 엄격하고 국민에게 맞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스스로 공언한 만큼 최소 민주당의 ‘탈당 권유’ 이상 처분이 내려져야 한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당원 징계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로 구분된다. 가장 강력한 징계인 제명은 윤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한다. 의원의 경우 의원총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확정한다.
이 대표가 공언한 “민주당이 세운 기준보다 엄격하고 국민에게 맞는 기준”은 제명뿐이다. 제명될 경우 최고위 승인이 없으면 5년이 지나기 전에 재입당할 수 없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와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정권교체'의 주된 명분으로 삼아온 만큼 민주당보다 약한 수위의 처분을 내리기는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제명’이라는 초강수를 둔다고 해도 실제 얼마나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의 경우 송영길 대표가 ‘탈당 권유’라는 강수를 뒀지만 대부분의 의원이 이를 무시한 채 버티기를 시도했다. 우상호 의원의 경우 결국 ‘무혐의’를 받으면서 권익위의 조사 결과가 반드시 옳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 대표 역시 마찬가지다. 현실적으로 ‘제명’ 외에는 선택사항이 존재하지 않지만, 당자사들이 민주당의 사례를 거론하면서 버티기에 들어갈 경우 리더십만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의원이 특정 캠프의 핵심 멤버로 자리메김했을 경우도 변수다. 대선경선의 흥행은 물론 공정을 내세운 대권주자의 행보에도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권익위는 구체적인 명단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정치권에는 특정 의원들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대권주자 캠프 측 관계자는 핵심 인사의 부동산 의혹 제기에 “난감하다”며 난색을 표했다.
당내 핵심 관계자는 24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로서는 중대 기로에 선 상황”이라면서 “어떤 길을 선택하든 험로가 기다리는 데 이를 어떻게 헤쳐나가는지에 따라 이 대표의 리더십이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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