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농업 종사자 10명 중 8명이 노지작물 재배의 어려움 등으로, 디지털 기술 도입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은 노지작물 재배 현장의 어려움과 디지털화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기 위해, ‘노지 영농활동 전주기의 디지털화‧스마트화’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24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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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진흥청사./사진=농진청 |
이번 조사는 지난 7월 5일부터 30일까지 약 4주간 청년농업인, 영농기술 지도인력 등 일선 농업 종사자 34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전체 응답자 중 20~30대가 57%로 가장 많았다.
조사 결과, 농업 종사자들은 노지 영농활동 중 병해충·잡초 관리와 수확작업으로 인해 가장 많은 어려움을 느끼며, 노동력 절감과 생산성 증대를 위해 디지털 영농기술 도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해충 관리가 394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수확작업 385건, 제초관리 336건 순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한 경운·정지단계에서는 ‘맞춤형·적정 농기계 수급·운용(38.5%)’이 가장 힘들다고 답했으며, 파종·정식(29.0%)과 수확작업(31.47%) 단계에서는 ‘노동력(인력) 수급’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이외에도 물관리(28.6%), 제초관리(29.5%), 병해충 관리(25.9%) 단계에서는 ‘적정 작업시기 결정’이 가장 힘들다고 답했다.
농업 종사자들은 이러한 어려움 해소를 위한 희망기술로, 경운·정지 단계에서 ‘맞춤형 농기계·작업기’ 기술(64.5%)을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파종·정식 시 노동력 수급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맞춤형 농기계·작업기’ 기술(61.9%)이 지원되기를 원했고, 물관리 단계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적정 작업시기 결정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인공지능 영농 의사결정 지원(58.8%)’을 희망했다.
영농 지식·경험·노하우 부족 문제가 가장 큰 양분관리 단계에서는 ‘적정 농작업 기술지도(63명, 71.6%)’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병해충 관리 단계에서는 돌발 기상·기후에 대처하기 위해 ‘적정 농작업 기술지도(77.5%)’와 ‘재해 예측 및 대응 경보’ 기술(71.6%)을 필요로 했으며, 제초관리 단계의 가장 큰 어려움인 적정 작업시기 결정과 관련, ‘무인·자율형 첨단기계’ 기술(42.4%)이 도입되기를 희망했다.
수확관리 시 가장 큰 어려움은 노동력 수급이다.
이에 대해서는 ‘맞춤형 농기계·작업기(44.6%)’와, ‘무인·자율형 첨단기계(43.8%)’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농업종사자의 81.7%가 노지농업 현장의 어려움 해소를 위한 디지털화 기술이 개발된다면, ‘활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88.3%가 기술개발을 위한 영농 데이터 수집에 협조하겠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디지털 기술 도입 의향을 묻는 질문에 20~30대 청년농업인의 87.1%가 그렇다고 답해 일반 농업인(77.1%)보다 10.0% 더 높게 집게되면서, 청년농업인들의 노지 농업 디지털 기술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일반 농업인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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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적 지원의 구현 시 기대되는 효과(단위, 명)./그래프=농진청 |
노지농업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할 경우, 예상되는 기대효과는 노동력 절감(75.8%), 생산성 증대(55.8%), 비용 절감(50.3%) 순으로 조사됐다.
농진청에 따르면, 이번 조사 결과는 노지 농업의 디지털화 기반 구축을 위해 농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기획하고 있는 대형 연구개발 사업인 ‘데이터기반 노지농업 디지털전환 기술개발’의 중점 추진과제로 구성될 예정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노지 농업의 디지털 전환 기술은 고령화, 농촌 소멸, 기후변화 등 농업·농촌이 직면한 현안에 대응하면서, 농작업 편리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라면서 “국가 주도의 선제적 기반 구축과 기술 견인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업을 통해 개발될 노지 농업의 디지털 전환 기술이 향후 구현된다면, 누구나 쉽게 농업에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상경 농식품부 과학기술정책과장은 “기존 농업분야 첨단기술 개발은 시설·축사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면서 “이제는 우리나라 농경지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노지농업의 디지털화 기술개발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방혜선 농진청 연구정책과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노지 영농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디지털 기술개발을 중점 기획함으로써, 영농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농업 생태계가 구축되는 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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