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이커머스 진출에 긴장...빠른 배송 안된다는 점과 직구 시장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거라는 지적도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세계 1위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이 한국에 진출한다. 직진출 방식이 아닌 11번가와 손을 잡고 한국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이에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도 어떤 판도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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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번가가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직구 서비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는 31일 오픈한다./사진=11번가 |
25일 11번가는 아마존과 손잡고 해외직구 서비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는 31일 오픈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SK텔레콤과 11번가가 "미국 아마존과 협력해 11번가에서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한 이후 구체화된 내용을 이날 공개했다.
11번가는 판매 카테고리, 배송비, CS(고객센터) 등에 대해 공개했다. 먼저 판매상품은 패션, 뷰티, 도서 등 수천만 개의 상품을 판매한다고 전했다. 배송비는 11번가 회원이면 누구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2만8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무료배송 혜택은 일부 상품(가구 등)을 제외한 모든 상품에 적용되며, 무료배송 기준은 변경될 수 있다.
아마존에서 한국으로의 배송 기간은 영업일 기준 평균 6~10일로, ‘특별 셀렉션’ 제품은 보다 빠른 평균 4~6일내 배송된다.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이용 고객들이 더 쉬운 쇼핑과 더 빠른 배송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향후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과 함께 전담 고객센터를 운영한다. 11번가에서 구매한 아마존 상품에 대해 주문, 결제, 배송, 반품, 환불 등 모든 고객문의를 전담해서 처리한다.
11번가 이상호 사장은 “아마존만의 특별한 상품과 혜택, 그리고 편리한 쇼핑경험을 11번가 고객들에게 제공하게 됐다”며 “이제 11번가 고객들은 국가와 언어 등의 장벽 없이 편리하게 아마존 쇼핑을 즐길 수 있으며,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을 시작으로 국내 해외직구 시장의 혁신적인 변화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직진출하는 경우는 아니지만, 세계 1위 이커머스 기업이 한국에 진출하는 것에 업계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쿠팡에게 아마존은 스승과 마찬가지이다. 쿠팡은 설립 때부터 아마존의 사업모델을 벤치마킹해 왔다.
아마존은 2015년경부터 한국 진출을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시장의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정부 집계에 따르면 2013년 38조원 대였던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018년 100조원을 넘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확대로 160조원을 넘었고 내년에는 2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아마존은 한국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고, 아마존의 장점인 빠른 배송이 한국에서는 차별 포인트가 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한국 시장 진출을 망설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마존이 직진출이 아닌 11번가와 손을 잡고 진출한 것도 이런 배경으로 풀이된다.
아마존이 한국에서 본격 사업을 시작했을 때 가장 큰 약점 역시 '배송'으로 여겨진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선임 애널리스트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네이버,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등 다수의 경쟁자가 이커머스 시장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존이 한국 시장에 들어온다고 해도 점유율을 얼마나 확장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 애널리스트는 "국내에서는 당일배송, 새벽배송 등에 익숙한 고객들이 많아졌는데, 아마존이 아무리 세계 1위 이커머스 기업이지만, 배송을 받는데 6~10일까지 걸리는 데, 이를 이용할 고객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결국 아마존의 한국 진출이 4조원대에 불과한 해외 직구 시장을 가져갈 수는 있겠지만, 200조원에 달하는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 한국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킬 지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미 국내에는 다양한 사업자들이 경쟁을 하고 있어 거기서 아마존이 두각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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