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제 언론 감시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eporters Without Borders·RSF)가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저널리즘에 위협을 가할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RSF는 24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대한민국 국회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25일 국회 본회의에 언론의 기능을 위축시킬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라며,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이 개정안을 부결시켜달라고 요구했다.

   
▲ 국경없는기자회 로고. /사진=국경없는기자회 제공


RSF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한국기자협회(JAK)를 비롯해 7개의 한국의 대표적 언론단체들은 허위·조작 보도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며 개정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개정된 언론중재법에 의하면 고의, 악의, 허위·조작 보도의 경우 언론사에 손해액의 최대 5배에 달하는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그러나 허위 정보에 대한 상세한 정의가 포함돼 있지 않고 허위·조작 여부와 가해자의 고의·악의를 판단할 만한 시스템에 대한 해석이 없다. 

다만 여당은 최근 고위공직자와 대기업 임원들이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를 하지 못하도록 법안을 개정하고 기자 개개인을 손해배상 청구에서 제외했다.

세드릭 알비아니 국경없는기자회 동아시아 지국장은 "개정안은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으며 언론에 압력을 가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민감한 사안에 대한 법원의 결정은 주관적일 수 있어서 국회의원들이 충분한 제도적 장치의 보장 없이 새로운 법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온라인에서 증가하는 허위 및 조작된 정보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 시민사회 단체들과 함께 지난해 250건의 권고안을 담은 '정보 민주주의 포럼'을 발표했다. 뉴스와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메커니즘인 JTI(Journalism Trust Initiative)는 자정노력을 위해 국경없는기자회가 시작하고 한국기자협회가 지원하는 또 다른 프로젝트다.

한편 국경없는기자회는 언론자유를 감시하는 국제 비영리 단체로 1985년 프랑스에서 결성됐고 본부는 파리에 있다. 세계 12개 도시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2002년부터 매년 180개국의 언론자유지수를 국가별로 순위를 매겨 발표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는 2017년 7월 국경없는기자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언론자유지수를 공동 발표하고 언론발전을 위해 상호 협력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들루아르 사무총장은 지난 2019년 9월 청와대에서 한국 대통령을 예방한 바 있다. 

아울러 2017년 취임한 문 대통령은 2022년까지 RSF 세계언론자유지수를 30위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RSF가 발표한 2021년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현재 한국은 42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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