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출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기업들의 피로가 쌓이고 있다. 변동성 확대, 인력운영의 효율성 저하, 생산 리스크 확대 등 경영의 불확실성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155명이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달 7일부터 50일 연속 네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지난달 초부터 본격화한 4차 대유행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재계의 어깨도 점점 무거워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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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구 코엑스 인근 삼성역에 설치된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
최근 발표된 기업경기 전망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의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의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실적 BSI는 87로 집계됐다. 지수는 지난달 5개월 만에 떨어진 뒤 2개월째 같은 수준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BSI에서 9월 종합경기 BSI 전망치는 전월(95.2)대비 5.4포인트 상승한 100.6을 기록했다. 한경연은 델타변이 발 4차 대유행 등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기업심리의 회복 강도는 8월 이전 수치에 달하지 못하는 미약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임직원 건강을 최우선으로 코로나19 리스크 확산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내 방역 강화는 물론, 교육 등을 잇달아 실시하면서 코로나19 사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점점 한계점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내년 경영전략 수립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분기부터 준비작업을 시작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수의 기업들은 코로나19 대응책 중 하나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길어지면서 인력 운영의 효율 저하와 함께 직군별 형평성 문제가 부상하고 있다. 사무직 등은 외부에서 온라인 업무가 가능하지만, 생산직은 현장 근무가 필수가 필수다. 이로 인한 사내 갈등도 기업들의 고민이 되고 있다.
국외 사업장의 코로나19 위험 신호도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생산거점이 위치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태국 등은 봉쇄조치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하루 1만명대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사태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상황이다. 일부 국내 기업들은 현지 근로자 확진, 공장 생산량 감소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대응책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계는 코로나 변이 확산이 미칠 영향도 주시하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전 세계 주요 18개국 대표 경제단체 및 국제기구·경제협의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세계경제 결정적 순간: 코로나 2년차 전망’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52.4%) 세계경제단체가 IMF가 예상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6%보다 낮은 경제성장률을 예상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초기만 해도 사태가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 예상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변수가 늘어나는 상황이 부담”이라며 “내년에도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 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이제 ‘위드(With) 코로나’를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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