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전세계적으로 자동차 완성업체들이 반도체 부품 수급난으로 인해 생산 감축에 들어간 데 더해, 연이은 GM리콜로 인해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효자 품목인 친환경차의 수출·내수에 영향을 끼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으로 말레이시아·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다수의 반도체 생산 공장들이 잇달아 가동을 중단하면서, 이른바 ‘동남아發 반도체 공급난’이 이어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반도체산업협회는 “말레이시아에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 반도체 관련 업계 전반 공급망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를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 반도체 주문에서 출고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20.2주로 역대 최장 기간에 달하면서,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는 인피니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다수의 반도체 공장들이 글로벌 공급의 한 축을 맡고 있어서다. 

베트남의 삼성전자 호치민 공장도 지난달부터 봉쇄조치로 인해, 40% 안팎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포드와 GM, 독일 폭스파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반도체 부품수급난으로 인해, 일부 공장들의 생산 감축 조정에 들어갔다.

그동안 반도체 수급난에도 끄떡없던 일본의 토요타(Toyota) 역시 지난 23일, 40% 생산 감축 예정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토요타의 감산 발표와 관련, 그동안 토요타가 비축해 놓은 반도체 부품 재고가 소진된 가운데, 동남아시아 반도체 공급 차질까지 더해진 것이 원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그러면서 지금의 델타 변이 확산이 올해 말까지 지속된다면, 전세계 자동차 감산 대수가 약 710만 대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지만, 반도체 부품수급난이 지속되면서, 전 세계 자동차 판매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을 내놨다.

이에 더해 국내 자동차 업계는 최근 GM이 배터리 화재로 인한 연이은 리콜을 단행하면서,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에 비용을 분담토록 하겠다고 나서, 악재가 겹치는 모양새다.   

GM은 2차 리콜에서 1조 원에 달하는 리콜비용을 추산한 데 이어, 이번 3차 리콜은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LG측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리콜사태가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차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업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번 GM 리콜사태로 인해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에 대한 배터리 신뢰성을 놓고, 인터넷 커뮤니티나 사회연결서비스망(SNS)에서 ‘갑론을박’을 펼치기도 했다.

실제, GM 리콜사태로 LG화학의 주가는 23일 기준 11% 폭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