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이른바 '명낙대전'으로 불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간의 네거티브 공방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남은 4명의 후보들은 좀처럼 지지율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7월 말부터 시작된 '명낙대전'은 지역주의 논란,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조폭 논란, 황교익 인사 논란에 이어 최근에는 이 지사 친문비하 발언까지, 연일 쉴새없는 공방이 계속 되고 있다.
1·2위 후보 '공방 블랙홀'에 갇혀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 의원, 김두관 의원은 정책 경쟁을 통해서라도 답보상태인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안깐힘을 쓰고 있지만 두 사람에게만 집중된 관심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호남 출신으로 총리와 당대표, 국회의장까지 민주당 내 탄탄한 지지 세력을 가지고 있어 이 전 대표와 함께 ‘빅 3 후보군’으로 불렸지만 대선 출마 이후 '5% 지지율'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정 전 총리 측은 전국 순회 경선 당원투표에서 반전의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9월 초 선거인단 득표 결과가 처음으로 공개되는 충청권 공략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
|
|
▲ 각 후보들은 지난 11일 오후 7시 KBS 방송을 통해 더불어민주당 본경선 3차 TV토론회에 임했다. 사진은 상단 왼쪽부터 이재명 경선 후보, 김두관 후보, 정세균 후보, 하단 왼쪽부터 이낙연 후보, 박용진 후보, 추미애 후보의 관련 프로필 모습이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
정 전 총리는 지난 24일 오전 충북 청주시 민주당 충북도당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충북을 중심으로 충청 신수도권을 완성하겠다. 청주 도심을 통과하는 충청권 광역철도를 조속히 확정하고 충청권 메가시티를 완성하겠다"며 충청 표심 잡기에 올인했다. 정 전 총리의 충청 방문은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추다르크'라는 별명처럼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 '개혁 정책'으로 승부수를 띄우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지만 지지율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또한 야권 1위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대치 구도로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지지율 상승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거침없는 발언으로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박용진 의원도 좀처럼 반전 드라마를 쓰지 못하고 있다. 예비경선 토론회에서 '이재명 공격수'로 존재감을 드려냈던 박 의원은 정작 본경선에서는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지지율은 제자리걸음만 반복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 두 분의 밑도 끝도 없는 의미도 없는 네거티브 경쟁은 모두에게 치명상"이라고 비판하며 전국 순회 경선 전까지 전국을 돌며 자신만의 '정책'으로 지지 기반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광역단체장 출신의 뚝심을 보여주며 예상을 깨고 지난 예비경선 컷오프를 6위로 통과한 김두관 의원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경남지사 출신인 김 의원은 '선명성'에 초점을 맞춰 부산·울산·경남(PK)에 공을 들이고는 있지만 지지율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존재감 부각을 위해 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언론중재법'에 대해 "독소조항이 많다"고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며 주목받기도 했지만 여전히 지지율은 1%안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들의 코로나19 확진으로 2주간 자가격리까지 하게 됐다. 김 의원은 자신을 제외하고 TV토론을 진행하려는 당 지도부에 "꼴찌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4명의 후보들이 자신만의 정책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각인 시킬 수 있는 특별한 전략이 없는 한 지지율 반등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민주당 지지층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이재명 지사나 이낙연 전 대표가 아니면 야권 1위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경쟁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별한 빅이벤트가 없는 한 앞으로도 두 후보의 양강체제는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네거티브 공방에서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4명의 대선 예비 후보들이 과연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