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전셋값에 전월세대출, 여신증가세 압도적 1위…케뱅도 상품 출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가계대출 규제에 나선 가운데, 양대 인터넷은행이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 1위인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올리는 한편, 신용대출 한도 축소를 검토 중이다. 반면 케이뱅크는 오는 31일부터 첫 비대면 전세·청년전세 대출 상품을 개시하며 대출고객 모시기에 나서는 등 여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모습이다.

   
▲ 사진=각사 제공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은 최근 금융당국의 대출 억제 요구와 은행권의 가계대출 축소 바람이 맞물리면서 고신용자 대상 마이너스통장 금리를 올리는 한편, 신용대출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 

7월 말 현재 카뱅의 전체 여신액은 23조 9416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20조 3133억원 대비 17.9%(3조 6283억원) 급증했다. NH농협은행이 7.1%대의 증가율을 기록해 주택대출을 일시 중단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카뱅 측은 수치가 급증한 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시중은행보다 월등히 적은 여신규모를 비롯해 타행이 하지 않는 대출상품을 중심으로 여신이 급증한 점을 고려해 수치를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카뱅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의 대부분은 중저신용자상품과 청년전월세보증금대출 등 타행은 잘 취급하지 않는 상품들이다"며 "현재로선 신용대출 한도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뱅에 따르면 여신 증가액 3조 6283억원 중 청년전월세보증금대출은 1조 5349억원으로 전체의 42.3%를 차지했다. 뒤이어 일반전월세보증금대출 1조 1235억원(31.0%), 중저신용자대출 7177억원(19.8%), 고신용자대출 2523억원(7.0%) 순이다. 

사실상 증가세의 주범이 '전월세대출'인 셈이다. 전월세대출 상품군의 잔액은 7월 말 7조 145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2월 말 4조 4868억원 대비 59.2% 폭증했다. 증가액으로 2조 6583억원에 달하는데, 청년전월세가 1조 5349억원, 일반전월세가 1조 1235억원을 기록했다. 

주택공급 부족과 임대차3법, 대출규제 등이 맞물려 전세가가 폭등하자, 전세대출의 실수요층인 청년 세대들이 과거보다 많은 규모의 대출을 일으킨 것으로 추측된다. 반면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연말 15조 8248억원에서 7월 말 현재 16조 7965억원으로 6% 증가하는 데 그쳤다. 

   
▲ 케이뱅크가 오는 31일 100% 비대면 전세대출을 출시한다. / 사진=케이뱅크 제공


카뱅이 대출 재정비에 나선 가운데, 케뱅은 100% 비대면 전세·청년전세대출 상품을 오는 31일 선보이며 여신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한다. 케뱅은 여신영업을 재개시한 게 얼마되지 않은 만큼, 여신상품을 고루 갖춰 고객층 확보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케뱅이 내놓은 대출상품은 전세계약 내용 등 기본정보만 입력하면 대출 가능여부, 예상금리, 한도 등을 원스톱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또 주택의 정보(주택 형태, 보증금, 잔금일 등)와 연소득 등을 입력하면 예상 금리와 한도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만 34세 이하의 청년은 청년 전세대출도 이용할 수 있다. 전세대출의 최대 한도는 2억 2200만원이며, 청년 전세대출은 최대 1억원으로 카뱅과 동일하다. 이날 기준 대출금리는 최저 연 1.98%다.

케뱅 관계자는 “지난해 100% 비대면으로 편리하게 갈아탈 수 있는 아파트담보대출을 시작으로 올해 사잇돌대출에 이어 전세대출까지 선보이며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의 대출 억제 분위기에도 추가 여신상품을 내놓은 데 대해서는 "(대출개시) 초기 단계인 데다 전월세대출은 실수요자 중심의 상품이다. 타행과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당장 대출상품군의 한도를 줄일 계획은 없음을 알렸다. 

케뱅의 7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5조 51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말 2조 9900억원보다 84.3%(2조 5200억원) 폭증했다. 케뱅은 앞으로도 중저신용자와 젊은 세대 등 실수요자를 위한 대출 공급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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