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자회사 4곳, 최근 6년 간 품질 이상 無
OEM 제조사 인수로 본사 직접 품질관리 강화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국내 생수시장 점유율 2위 롯데칠성음료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비중을 대폭 줄였다. 본사가 직접 관리해 품질을 상향평준화하기 위해서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생수 ‘아이시스’를 생산하는 OEM 회사를 2곳에서 올해부터 1곳으로 줄였다. 자회사 4곳(씨에이치음료·양주공장, 산청음료, 백학음료) 외에 청도샘물 한 곳에서만 아이시스를 OEM 생산하게 됐다. 

   
▲ 롯데칠성음료 무라벨생수 아이시스 에코 3종/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한국샘물협회에 따르면 국내 수원지는 56곳 정도인데, 생수 브랜드는 200여개를 훌쩍 넘는다.  전문 제조사도 60여 곳 이상에 달한다. 생수시장 급성장으로 수요를 감당하기 버거워진 대기업들은 이들 제조사에 OEM을 맡겼다. 같은 수원지에서 같은 제조사가 만들었지만, 상표만 다른 생수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게 된 이유다. 

한 공장에서 라벨만 달리해 제품을 만들면서, 품질 논란도 불거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6년 간 ‘수질기준 부적합’으로 적발된 제조사는 61곳 가운데 무려 28곳이다. 과거에는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대기업들이 OEM사에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도 있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수 OEM 업체를 인수하기 시작했다. 

2009년 해태음료 안성공장을 인수하면서 씨에이치음료를 계열사에 추가했다. 2014년 2월백학음료(구 녹인음료), 2017년 말 산청음료(옛 산수음료)를 차례로 사들였다. 

확실한 수원지를 확보하고 취수량이 증대되는 효과는 물론, 본사가 설정한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여러 생산 공장에 균일하게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본사가 직접 품질관리에 나서면서, 환경부 기준 위반 사례도 없어졌다. 롯데칠성음료 자회사 4곳은 최근 6년 간 단 한 번도 수질 문제로 행정처분을 받지 않았다. 

현재 롯데칠성 아이시스의 유일한 OEM사인 청도샘물도 2016년 2번, 2017년 1번 행정처분을 받은 데 그쳤다. 

생수업체 관계자는 “환경부 적발 사례는 생수 원재료인 지하수 원수를 말한다. 먹는 샘물은 해당 원수를 여과하는 과정에서 일반 세균을 다 거른다”며 “완제품에 문제가 없으면 소비자가 마실 때 걱정할 부분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최근 생수시장 경쟁이 치열해 품질관리에 다들 힘쓰고 있다. 과거 OEM 생산에서 미숙했던 부분 때문에 소비자 불신이 생수시장 전체로 확대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먹는 샘물 수원지의 수질관리와 감독 업무를 하는 환경부도 관련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6일 환경부에 따르면 최근 6년간 61개 생수 제조사의 수질기준 위반 사례는 평균적으로 매년 2~3회 정도다. 부적합제품의 생산량은 국내 연간 전체 생산량(590만㎥)의 0.01%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는 위반사례가 없었다.  

환경부는 “지난 18일 소비자정책위원회 결정에 따라 수질 기준을 초과한 먹는샘물업체에 대하여 관리를 강화하고, 국민들이 부적합제품을 소비하지 않도록 공표방법을 다양화한다”며 “먹는샘물 수질기준 위반 시 영업정지 강화, 제조업체 자가 품질검사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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