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올해 대기업들이 대거 배당 확대에 나섰지만 외국인 투자자와 총수 일가의 배만 불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재벌닷컴이 삼성·현대차·SK·LG 등 4대그룹 소속 상장사의 2014 회계연도 배당금(중간배당 포함)을 집계한 결과 올해 배당총액은 7조7301억원으로 작년의 6조364억원보다 28.1%(1조6937억원) 늘어났다.
이 중 외국인이 3조8128억원을 받아 4대그룹 전체 배당금의 49.3%를 챙기게 됐다. 지난해(2조8297억원)에 비해 34.7%(9832억원) 증가한 규모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그룹에서 작년보다 39.4% 증가한 2조1764억원, 현대차그룹에서 41.6% 늘어난 7559억원을 비롯해 SK그룹에서 5968억원, LG그룹에서 2837억원을 각각 지급받을 예정이다.
배당확대로 해당그룹 소속 계열사들이 지분보유로 지급받는 배당금 역시 지난해 1조2731억원에서 올해 1조5862억원으로 24.6% 늘어났다. 국민연금이 받는 배당금은 4467억원에서 5542억원으로 24.1% 증가했다. 4대그룹 총수 직계가족의 배당금도 작년 2729억원에서 올해 3982억원으로 45.9% 증가했다.
이 중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가족의 배당금이 지난해 1354억원에서 올해 2221억원으로 64% 증가해 가장 많이 늘어났고,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 가족도 전년보다 44.3% 상승한 1045억원의 배당금을 기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가족은 286억원에서 330억원으로 15.5%, 구본무 LG그룹 회장 가족이 366억원에서 386억원으로 5.5% 각각 증가했다.
이에 비해 소액주주들은 외국인과 총수일가 배당잔치의 들러리에 불과했다. 소액주주를 포함한 기타 주주들의 배당금은 지난해 1조2140억원에서 올해 1조3786억원으로 전년 대비 13.6% 증가하는데 그쳐 총수 가족이나 외국인 투자자의 배당금 증가율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소액주주 등 기타주주의 배당금 증가율이 저조하면서 4대그룹 전체 배당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20.1%에서 올해 17.8%로 무려 2.3%포인트나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배당금 확대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소액주주 우대 및 차등 배당제와 소액주주 배당세제 감면책 등이 지원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