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이자수익 사상 최고 수준…"다음번 금리인상이 진짜" 전망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75%로 상승하면서 시장에 나비효과가 일고 있다. 증권시장의 경우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서는 세칭 ‘빚투’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시선이 주목된다. 한편 올해 상반기 8524억원의 이자수익을 거둔 증권사들 역시 신용융자 금리의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연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 이후 증권사들도 후속 대응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특히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들에게 ‘신용융자’라는 이름으로 내주고 있는 단기대출이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한도 내에서 신용융자가 가능하다. 상환 기간에 따라 정해진 금리를 기준으로 이자를 받는데, 현재 저금리 기조에서도 그 수익 규모는 상당한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의하면 28개 국내 증권사가 올해 상반기 개인의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얻은 이자수익은 총 8524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3640억원의 약 2.3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신용융자 금리는 각사별 조달금리를 기준으로 가산금리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책정되는데, 7일 이내의 경우 연 3.9~7.5% 수준에서 이자율이 책정되지만 상환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리가 급격히 상승한다. 예를 들어 90일 이상의 경우 연 10%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이자율이 상승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일단 증권사들은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기업어음(CP) 금리를 기준금리와 연동해 올린 상태다. 하지만 이후로도 금융권 전반적인 금리상승 기조가 예측되는 만큼 추가적인 이자 상승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빚을 내서 투자를 하고 있는 ‘빚투’ 개미들의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예상 투자수익률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이미 빚투가 주식시장에서 하나의 새로운 투자유형으로 자리 잡은 상태라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말까지만 해도 9조 2133억원 수준이었던 국내 증권사들의 신용융자잔고는 작년 말 19조 2214억원으로 2배가 넘게 불었다. 올해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 18일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인 25조 6112억원까지 규모가 불었다. 이는 작년과 올해 ‘코로나19 쇼크’ 이후 오히려 증시 열풍이 일면서 신규 투자자가 다수 유입된 결과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 이후 증권사들이 즉각적으로 투자자들에 대한 신용융자 이자를 조정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현재 수준으로도 수익상황엔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0.25%포인트 상승으로는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이미 한국은행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향후 상황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이번보다는 다음 번 금리 인상이 더 큰 후속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