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국내 전기차가 올해 상반기에만 등록대수 3만대를 넘어서며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전기차 중 상용차 비중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저변확대가 형성돼 가고 있다. 전기차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충전 인프라 문제는 완속충전기가 수요를 채워주며 해결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와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자동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현대차 포터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 EV의 누적 등록 대수는 3만168대로 집계됐다.
|
|
|
▲ 포터 II 일렉트릭 내장탑차(저상, 일반, 하이). /사진=현대차 제공 |
국내 1톤 전기트럭 시장은 2019년 12월 포터 일렉트릭이 처음 출시되며 본격화했다. 포터 일렉트릭은 올해 1∼7월에만 9962대가 팔려 지난해 같은 기간(3865대)보다 판매량이 157.7% 증가했고, 지난해 연간 판매량(9037대)도 이미 넘어섰다.
봉고 EV도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지난해 연간 판매량(5357대)을 넘은 6183대가 팔렸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43.7%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의 전기차 등록대수가 3만대 가량인 것에 비해면 전체 3분의 1 이상이 상용전기차로 판매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온라인 쇼핑 활성화로 택배 물량이 증가하고, 새벽 배송 등 도심 운송 서비스가 늘어나며 소형 트럭 수요가 증가한 상황에서 경제성이 뛰어난 전기 트럭의 인기 증가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현대백화점, 콜드체인 물류대행사 팀프레시와 함께 포터 일렉트릭을 활용해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도심형 딜리버리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기트럭은 배출가스가 없어 시동을 건 상태로 정차와 물품 상ㆍ하차를 반복하는 단거리 배송 특성상 효율적이고, 도로 통행료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포터 일렉트릭과 봉고 EV는 58.8kWh 배터리를 얹어 1회 충전 시 211㎞를 주행할 수 있다. 135kW 출력의 모터가 적용돼 등판능력(비탈길을 오르는 능력)도 우수하다.
또 적재 중량에 따라 주행 거리 변화가 큰 상용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해 운전자가 충전 시기를 예상할 수 있도록 적재 중량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주행가능 거리를 안내하는 기술도 갖췄다.
현대차와 기아는 소형화물 특장차 시장에서도 친환경 전기트럭이 다양한 운송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도록 3가지 높이의 내장 탑차와 파워게이트, 윙바디 특장차 모델을 운영 중이다.
더욱이 최근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승용 전기차들의 신차가 출시되며 이같은 저변확대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현재 가장 큰 문제로 꼽히근 것이 충전 인프라 확충이다. 올해 상반기중에만 4만대 가까이 판매되며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도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실정에서 여전히 충전인프라에 대한 부담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현단계의 전기차 보급 속도를 한층 가속화 시키기 위해서도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상반기까지 국내 전기차 충전인프라는 총 7만2105기로 집계 됐고 전기차의 등록대수는 17만6523대다.
|
|
|
▲ 포터 II 일렉트릭 내장탑차(저상, 일반, 하이). /사진=현대차 제공 |
단순 계산으로 따져봐도 1기의 충전기를 2.5대가 공유해야 되는 실정인 것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더 빠른 전기차 확산에 걸림돌로 충전 인프라가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콘센트형 충전기가 이같은 문제를 해결 해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의 전기차 충전기는 설치비만 3500만원 가량이 막대한 비용이 발생한다. 이에 금액적인 부분에서도 쉽게 확산이 되기 힘들었다. 하지만 콘센트형 충전기는 건물 벽면에 콘센트만 있으면 10만~20만원으로 충전시설을 확충할 수 있다.
이 충전시설은 충전 케이블을 활용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으로 인증을 거친 뒤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주유기처럼 충전량을 정해 미리 결제하면, 통신칩·전력계량기가 내장된 콘센트형 충전기가 이를 인식해 결제한 만큼만 전력을 공급한다.
비록 기존 충전기 대비 오랜시간을 충전해야 하는 완속충전 방식이다. 이에 10시간을 충전해야 150㎞ 달릴 수 있는 정도로 느리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충전방법과 비슷하게 퇴근후 충전기를 찾아다니며 해메지 않고 주차장에 주차 한 뒤 콘센트만 꼽으면 된다는 점에서 편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충전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가 설치를 허가하면서 본격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충전기 50만대 보급을 공언했고 이를 위해 지자체와 함께 50만~60만원 상당의 콘센트형 충전기 설치비를 전액 지원하며 보급 확대에 나섰다.
이에 이를 설치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늘고 있고 충전소를 찾아다니는 번거로움을 해결 해줄 수 있다는 강점 때문에 더 많은 호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변화와 함께 완성차 업계의 신차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면 좀 더 빠르게 전기차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심 물류를 책임지는 단거리 이동 수단으로 전기차가 경제적인 이점을 통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고, 새로운 승용차의 등장으로 소비자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며 "충전인프라 문제도 콘센트형 충전기 등의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된다면 좀더 폭넓은 전기차 상승세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