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규빈 기자]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글로벌 앱마켓 사업자의 자사 결제 시스템 사용 강제를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글로벌 앱마켓의 지배력 횡포에 법적 장치를 마련한 첫 번째 국가가 됐다. 미국 내에서도 지난 12일 '오픈 앱 마켓 법안(The Open App Markets Act)'이 발의된 상태지만 아직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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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플레이 스토어 캡처./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
개정 전기통신사업법안은 앱마켓 사업자가 자신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모바일 콘텐츠 등 제공 사업자에 대해 인앱 결제 등 특정 결제 방식을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점을 골자로 한다.
또한 앱 마켓 사업자가 모바일 콘텐츠 등 심사 과정을 부당한 방법으로 지연시키거나 삭제하는 행위도 금지하고, 정부가 앱 마켓에 대해 운영 실태를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도 포함됐다.
타 앱 마켓에 모바일 콘텐츠 등을 등록할 수 없도록 부당하게 강요 또는 유도하는 행위나 모바일 콘텐츠 등 제공 사업자에게 차별적 조건이나 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조치는 공정거래법을 적용받는다.
앞서 구글은 애플에 이어 게임 앱에만 적용된 결제 시스템 강제를 오는 10월부터 모든 앱과 콘텐츠로 확대함과 동시에 수수료 역시 15% 또는 30%를 매긴다고 해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외부 결제 수단을 허용할 경우 앱 사용자들이 사기 위험에 노출되고, 개인 정보 보호 기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어 반드시 자사 결제 시스템을 써야 한다는 게 구글과 애플 측 입장이었다.
법이 통과되자 국내 콘텐츠사들은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 덕에 창작자·개발자의 권리가 보장되고, 이용자는 낮은 가격에 수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정한 앱 생태계가 조성될 전망"이라고 반색했다.
이 법은 미국·EU 등 글로벌 ICT 당국의 규제 변화에 중요한 이정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오픈 앱 마켓 법안'이 발의됐고,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을 앱 마켓 경쟁 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긴 상태다.
한편 일각에서는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구글 등으로부터) 우회 수수료 인상 등의 대응이 우려된다"며 "시장 독점 지위를 남용해 다른 결제 사업자들의 영업을 방해할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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