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평가 부담, 기업이익 모멘텀 약화...3분기 기업 이익증가율 1/3 전망도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국의 8월 고용실적 등 최근 각종 경기지표들이 부진하게 나오면서, 그동안 '천정부지'로 치솟던 미국 증시의 '과열'이 진정될 지 주목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델타 변이 확산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나오면서, 주가의 '고평가 부담'이 고조되고 있다.

3일(미국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23만 5000명 증가에 그쳐, 시장예상치 72만명에 훨씬 못 미쳤다.

앞서 공개된 8월 민간고용도 예상보다 크게 부진, 코로나19 재확산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지표에 반영되면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더 큰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IHS마킷이 집계한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올해 들어 최저치였고,  공급관리협회(ISM) 8월 서비스업 PMI도 사상 가장 낮았다.

반면 임금상승률은 예상치의 2배 수준으로 오르면서, 시장에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됐다.

   
▲ 뉴욕증시/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고문은 3일 트위터에서 "고용지표가 매우 실망스러웠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더 많은 얘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고, 저명 경제학자 니얼 퍼거슨도 연준이 통제력을 잃을 경우, 1960년대 말 같은 초 인플레이션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주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5%에서 2.9%로 대폭 하향조정했는데, 2분기 GDP 성장률은 6.6%였다.

그러자, 그 동안 거침없이 오르기만 주가 밸류에이션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미 스탠다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해 11월 대통령선거 직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5% 이상 하락한 적 없이 '상승 일로'인데, 이는 1963년 이후 60여 년 동안 10번 뿐이며, S&P 500지수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20% 이상 올랐다.

이에 따라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과 함께, 기업이익 모멘텀 악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향후 12개월 실적 전망 포함 주가수익비율(12MF PER)은 21.3배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이후 강세장 밸류에이션의 '하단'으로, 지난해 6월 이후 S&P 12MF PER은 21~23배 사이를 등락해 왔다.

미국 증시의 팬데믹 이후 S&P 12MF PER의 평균치인 2.2배는 역사적 평균인 15배 대비, 35% 가까이 할증된 것이다.

그 가장 큰 이유가 완화적 통화정책과 전례 없이 풍부한 유동성의 힘이었는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이 예고된 상황에서는 그 힘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특히 금융정보 제공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3분기 미국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은 29.8%로, 2분기의 95.6%의 3분의 1에도 못 미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S&P 500 지수가 증시를 크게 흔들 수 있는 악재들에 눈감고, 거의 일직선으로 올라가기만 한다"면서 "주식의 향후 수익률이 채권보다 크게 높지는 않으면서, 리스크는 역대 가장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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