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간판이자 캡틴 손흥민(29·토트넘)이 그랬다. "나도 슛을 좋아하고 제일 자신있는 부분이다. 좀더 (골) 욕심을 내보겠다"고 했다. 바로 팬들이 바라는 바고, 특히 이번 레바논전에서는 특히 손흥민의 골이 절실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늘(7일) 저녁 8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2차전을 치른다.

지난 2일 열린 이라크와 1차전에서 한국은 0-0으로 비겼다. 이겼어야 하는 경기였다. 슈팅수 15대2로 한국이 압도적으로 우세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재성이 문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는 등 결정력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한국의 공격이 무뎠다. 이라크의 촘촘한 수비를 무너뜨릴 마땅한 전략도 없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SNS


손흥민, 황의조(보르도) 등 유럽파가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 것도 문제였다. 손흥민의 경우 영국에서 8월 29일(일) 밤 토트넘 경기를 치르고 장거리 비행기 이동을 했다. 한국 도착 후 약 50시간만에, 제대로 쉬거나 시차 적응도 못한 채 이라크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그래도 손흥민은 가진 힘을 쥐어짜내며 한국 공격의 중심 역할을 했으나, 이라크의 전담 마크맨이 집요하게 따라다니며 괴롭혔고 볼만 잡으면 2~3명이 몰려들어 집중 견제를 했다. 이로 인해 손흥민은 슛 시도를 두 번밖에 못했는데 한 번은 빗맞고 한 번은 수비에 걸렸다.

지난 5일 레바논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슛 기회를 너무 동료들에게 양보한다는 지적에 "내가 준비가 안 돼 슛을 못하거나, 수비수가 너무 많아 (슛 대신) 패스를 한다"고 일부러 슛을 안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팀이 잘 하려면 득점이 나와야 하기에 슛을 더 시도하도록 하겠다. 스스로도 슛이 자신 있고 좋아한다"며 골 욕심을 내보겠다는 뜻을 밝혔다.

손흥민의 골, 축구팬들에게는 너무나 보고싶고 반가운 일이다. 손흥민은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골이 너무 뜸하다. 지난 6월 월드컵 2차예선 레바논전에서 골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넣은 것이었다. A매치 필드골은 2019년 10월 2차예선 스리랑카전 2골 이후 근 2년 가까이 보여주지 못했다.

캡틴 손흥민의 시원한 골은 이라크전 무승부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대표팀에 큰 활력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동팀의 '침대축구'룰 사전예방하는 데 특효라 할 수 있다.

손흥민은 이라크전을 치른 후 전에 없이 강도높게, 직설적으로 상대의 '침대축구'를 비판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손흥민의 이 말에 반박하자, 손흥민은 재반박까지 한 바 있다. 6월 2차예선에서 레바논을 만났을 때는 벤투 감독이 상대의 노골적인 시간끌기에 그라운드의 물병을 발로 걷어찰 정도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결국 '침대축구'를 보지 않으려면 한국의 선제골이 필요하다. 손흥민이 골 욕심을 내보겠다고 한 것은 레바논전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손흥민의 다짐이 현실화되는 것. 한국의 최종예선을 꽃길로 이끄는 최고의 비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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