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진의 기자]롯데건설이 장기임대주택으로 청약을 진행한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이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수요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민간임대 아파트인 만큼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전세난'이 지속되고 각종 규제와 맞물리면서 나타난 시장왜곡 현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롯데건설이 청약을 실시한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은 2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84㎡의 보증금이 8억6000만~8억9000만원 인데다 매달 100만원의 임대료를 내야하는데도 715가구 모집에 총 16만2683명이 쏠렸다. 게다가 6일 당첨자 발표 당일에는 분양 홈페이지가 지연되는 등 촌극을 빚기도 했다.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이 관심이 뜨거운 데에는 입지가 한 몫 한다는 평가다. 실제 단지는 1km정도 떨어진 곳에 신월초, 풍천초가 위치해 있어 도보 통학이 가능하다. 또 주변에는 수지도서관, 용인시 평생학습관, 수지구청역 주변 학원가 등이 자리하고 있다. 수지구청역까지는 약 300m로, 도보로 5분내로 이용 가능하고, 수지구청역에서 강남역까지 25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해당 단지는 민간임대 아파트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주택 수 및 소득 수준 등과 상관없이 만 19세 이상 세대주면 청약이 가능하다. 8~10년의 임대 기간 이후 임차인에게 우선 분양권을 준다는 점도 매력 중 하나로 꼽힌다.
풍덕천동 일대 G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몇일 전부터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문의가 꾸준했다"며 "수백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에는 전매가 바로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를 노린 투자자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임대 청약이 관심을 끌었던 것은 해당 단지 뿐만이 아니다. 지난 5월 경기 평택시 안중읍에 위치한 '안중역 지엔하임스테이'는 민간임대 사상 최고인 286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모아건설산업·혜림건설이 충남 아산시 신창면에 선보인 신아산 모아엘가 비스타2차도 지난 3월 1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전세난'이 지속되고 각종 규제와 맞물리면서 나타난 시장왜곡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분양가 심사를 피하려 임대 후 분양을 하는 민간임대로 눈을 돌리고 여기에 시세차익을 보려는 투기꾼들이 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도 올해 초 민간분양으로 사업승인을 받았지만 지난 6월 민간임대로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분양을 하려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를 받아야하기 때문에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기 어렵지만 임대는 보증금에 대한 제재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사업자가 원하는 액수의 보증금을 책정할 수 있으며 분양전환 희망자에게는 매매예약금 등의 추가금까지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HUG의 분양가 심사를 피하다보니 일부 임대보증금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됐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 있다.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 임대보증금은 층수에 따라 8억5000만~8억9000만 원대로 형성됐다. 매달 내야하는 월 임대료는 100만원이다. 9억원 가까운 보증금을 낸 뒤 10년간 월세 100만 원씩을 다달이 내야 하는 것이다.
실제 올해 10월 말 입주 예정인 인근의 수지파크푸르지오의 경우 전용 84㎥의 전세가가 6억5000만원에서 8억원 수준에 형성돼 있다. 신축이 아닌 아파트의 전세가는 5억~6억원대다.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엘이 주변 시세보다 2억원 정도는 높다는 얘기다.
경기도 일대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아파트 값이 계속 오르고 있고 자금 마련도 쉽지 않기 때문에 민간임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이 많다"며 "그러나 계속해서 규제가 풀리지 않고, 또 건설사가 민간임대로 돌리는 추세가 되면 보증금이 과도하게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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