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과징금 10억 6200만원 부과, 환경부는 240여 억원
[미디어펜=구태경 기자]디젤자동차 배출가스 조작사건으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던 아우디폭스바겐이 이번엔 아우디 차량에 불법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배출가스 저감효과를 속이다, 또 다시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이번 제재에는 국내서도 인기가 높은 수입차인 지프·피아트의 수입차 제조·판매업체인 스텔란티스코리아도 같은 혐의로 포함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배출가스 저감성능을 높이기 위한 불법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부당 표시·광고 행위에 대해 제재를 결정했다.

   
▲ 문종숙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이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아우디폭스바겐과 스탤란티스코리아의 부당 표시 및 광고행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문종숙 공정위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8일 세종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아우디폭스바겐(이하 AVK) 및 ㈜스텔란티스코리아(이하 구FCA코리아) 등 2개 수입차 제조·판매업체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AVK에 8억 3100만원, 구FCA코리아에 2억 3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당 사업자들은 인증시험환경에서만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일반적 운행상황에서는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성능을 의도적으로 저하시키는, 조작 프로그램을 설치(임의설정’)했다.

이를 이용해, 실질적으로는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관련 법에도 위반되는 차량을 판매하면서, 이와 달리 표시·광고했다.  

   
▲ 배출가스 표지판 내용(예시)./사진=공정위


먼저 AVK와 구FCA코리아는 자신들이 제조·판매하는 경유 승용차의 차량 보닛 내부에 ‘본 차량은 대기환경보전법의 규정에 적합하게 제작됐다'고 표시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로 하여금, 이 사건 차량이 허용기준에 해당하는 배출가스 저감성능이 구현되고, 이러한 성능이 10년간 유지되며 대기환경보전법에 적합하게 제작됐다는 인상을 형성했다.

또한 AVK 및 아우디 본사는 ‘아우디 매거진’을 통해 “아우디가 선보인 새로운 엔진의 핵심은 SCR에 암모니아를 공급하는 ‘애드블루(AdBlue)’ 시스템”이며 “아우디 엔진은 '유로-6'(유럽디젤배출환경기준)을 이미 만족시키고 있다” 등으로 광고했다.

SCR은 친환경 시스템인 촉매환원장치로, AVK는 국내에서 판매중인 아우디 차량에 이 장치가 설치돼 있어 해당 차량들이 유로-6을 충족한다고 오인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 사건 차량들에는 ‘인증시험환경이 아닌 일반적인 운전조건에서는 배출가스 저감장치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불법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있었다.
 
이 소프트웨어는 주행시작 23분 후나 핸들 회전 등 일반적 주행조건에서는 질소산화물이 과다 배출되며, 불법 소프트웨어 설치를 강하게 금지하고 있는 대기환경보전법에도 위반된다.

   
▲ 경유자동차 배출가스 규제관련 우리나라 인증제도./자료=공정위

이에 공정위는 배출가스 허용기준을 충족하고 대기환경보전법에 적합하게 제작된 차량인 것처럼, 사실과 달리 표시한 피심인들의 행위에, 거짓·과장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한 공정위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스탤란티스코리아 본사에 대해서도 ‘유로-5’ 기준도 실질적으로 충족하지 못하는 차량에 대해, 향후 시행될 유로-6 기준을 이미 만족하는 것처럼 광고한 행위에 대해서도, 거짓·과장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문 과장은 “소비자들은 사업자의 표시·광고 내용을 그대로 신뢰하는 것이 통상적이고, 인증내용에 대한 신뢰도 또한 높다”면서 “특히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직접 측정하거나 검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해외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가 높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러한 오인 효과는 더 컸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과장은 “대기환경보전법 규정에 적합한 경유 차량인지 여부는 차량의 구매 선택 과정 뿐만 아니라, 구매 후 차량유지 및 중고차시장에서의 재판매 가격 등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경우에는 연비 하락 등 성능 저하와 함께 ,중고차 가격 하락 등의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며 “이에 공정위는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고 공정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 스스탤란티스의 임의설정./사진=공정위

한편, 이번 사건에 대해 환경부는 국내 인증 취소와 함께 결함 시정명령 및 과징금(AVK 168억 2800만원, 구FCA코리아 73억 1600만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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