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후속효과로 증권담보대출금리가 차례로 인상되고 있다. 신용융자 금리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일 확률이 높아 기준금리 인상 이후까지 여전한 기세로 이어지던 ‘빚투’(빚내서 투자)도 주춤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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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증권가에도 서서히 영향을 주고 있다. 일단 증권담보대출금리를 오르는 회사들이 나타나고 있다. 증권담보대출이란 투자자들이 가진 주식·채권 등 증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대출을 지칭한다. 주로 재투자를 위해 이용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NH투자증권은 증권담보대출금리를 오는 27일부터 0.2%포인트 상승한 6.5~9.3%로 올린다고 예고한 상태다. 기존 금리는 6.3~9.1% 수준이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장기 채권 금리가 바로 오르면서 그 인상분이 증권담보대출금리에도 영향을 준 모습이다.
관건은 신용융자 금리다.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투자를 할 경우 적용받는 금리가 바로 이 신용융자 금리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평균 신용융자 금리는 현재 5.3~8.6%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신용융자 금리에는 아직 변화가 없는 상태다.
그러나 결국에는 증권사들도 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게 될 경우 증권사들의 금리인상은 더욱 확정적인 상황으로 굳어질 확률이 높다.
업계는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평균 금리가 0.1~0.2%포인트가량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투자한 ‘빚투’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개인들의 신용융자거래 잔액은 지난달 중순 25조원을 넘긴 뒤 잠시 주춤하는 듯하더니 이달 들어 다시 25조원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은행→증권사 흐름을 나타냈던 자금의 이동 현상도 금리가 오르면 다시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예금이자가 낮은 수준이긴 해도 예금의 메리트가 과거보다는 커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증시 유동성에도 악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
대형 증권사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증권사들이 운용하는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자가 몰리는 등 증권사들이 ‘머니 무브’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금리인상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질 경우 ‘빚투’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증권사들의 실적도 악화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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