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씨티은행 3.15%로 최고…전북·광주 2%대로 뒤이어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시중은행이 지난 3년간 예대금리차(예대마진)로 120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시중은행 대출창구 / 사진=연합뉴스 제공


KB국민은행·IBK기업은행·NH농협은행이 주요 은행 중 예대금리로 가장 많은 돈을 벌었고, 한국씨티은행·전북은행·광주은행은 예대금리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경남 진주시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예대마진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년간 예대마진을 살펴보면, 2018년 39조 4867억원, 2019년 39조 8335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40조 3133억원으로 불어났다. 3년간 총 119조 6335억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특히 올해는 7월 말 현재까지 예대마진 수익이 24조 896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수준을 충분히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다.

지난 3년간 예대마진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곳은 KB국민은행으로 22조 9724억원을 기록했다. 뒤이어 기업은행 15조 6588억원, 농협은행 15조 5861억원 순이었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예대마진 증가 추세를 두고 "현재 예대금리차는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나 대출자산 규모 확대에 따라 이자 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 의원은 지난 3년간 은행들의 평균 예대금리차가 2018년 2.06%에서 2020년 1.78%로 0.98%포인트(p) 급감한 반면, 수익은 2018년 39조 4867억원에서 2020년 40조 3133억원으로 증가한 점에서 금감원의 답변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예대금리차는 씨티은행이 3.15%로 가장 높았고,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각각 2.68%, 2.66%를 기록해 뒤를 이었다. 

   
▲ KB국민은행·IBK기업은행·NH농협은행이 주요 은행 중 예대금리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강민국 의원실 제공


한편 지난해 기준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대출 규모를 살펴보면, 가계대출이 1조 6915억원(8만 4545건), 기업대출이 3조 4773억원(2만 5944건)을 기록했다. 지난 7월까지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가계대출이 1조 5933억원(8만 5752건), 기업대출은 3조 7315억원(2만 9770건)을 기록해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강 의원은 "국민들은 원리금 상환으로 허리가 휘는데, 은행들은 예대금리차로 120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결국 은행이 국민들의 빚으로 자신들만 배를 불리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예대금리는 은행의 자율 권한이지만, 길어지는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경제와 서민 가계가 힘든 현실에 금융기업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윤리성을 벗어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금감원을 향해 "은행에서 대출금리가 투명하게 부과되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인상 근거에 문제가 있을 시에는 엄중히 처벌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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