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가 위기를 활용한 미래차 체제 준비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올해 1차와 2차로 나눠 진행하는 아산공장의 설비공사 일정을 조절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1차 휴업(7~8월)에 이어 오는 11월로 예정했던 2차 휴업을 조절하고, 반도체 부족에 따른 가동 중단을 여파를 최소화한다는 생산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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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 /사진=현대차 제공 |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 양측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아산공장 2차 휴업 일정을 재검토 중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7월13일부터 8월 6일까지 4주 동안 아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내년부터 생산될 예정인 '아이오닉6'를 위한 설비교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오는 11월에도 약 2주 동안 휴업을 예고한 바 있는 현대차다.
올해만 설비교체를 위해 총 6주 동안 공장을 멈춰 세우는 셈이다. 아산공장이 약 6주 동안 휴업하면 생산 차질은 아산공장 연간 생산량의 약 8%에 달한다. 매출로 따져보면 현대차 연간 매출의 약 0.7%가 차질을 빚게 된다.
이에 이런 생산 차질을 피하려고 현대차는 오는 11월로 예정된 2차 휴업 일정을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비공사 일정을 앞당기거나, 공정 분산, 공사 연기 등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인한 가동중단이 이어지는 만큼, 설비공사를 위한 휴업이 가동중단 기간과 겹치는 것이 효율성면에서 이득이기 때문이다.
앞서 7~8월 설비공사의 막바지 공정을 근로자들의 '하계휴가 기간'인 8월 첫째 주에 맞춰놓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어차피 설비공사를 위해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한다면 최대한 휴일에 맞춰 공사를 진행하는 게 유리하다.
실제로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아산공장이 각각 가동중단을 결정했다.
현대차 측은 "반도체 수급 부족에 따른 휴업"이라고 가동 중단 이유를 공시했고,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조업 중단에 따른 휴업"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가동 중단 여파가 모비스는 물론 협력사 전체에 확산 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법정 공휴일과 주말이 겹칠 때 단체협상에 따라 하루씩 대체 휴일을 써왔다. 11월은 별다른 연휴가 없다 보니 조업일수가 총 22일이나 된다"라며 "회사로서 부품 수급문제로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면 조업일수가 많은 4월과 11월 등은 피하는 게 방법"이라고 말했다.
설비 공사를 위해 불가피하게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면, 정상 조업 일에 차질을 빚기보다 애초에 가동을 중단하는 일정(휴일)에 맞춰 설비 공사를 진행하는 게 유리하다는 의미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의 경우 내수 판매가 견조하고 쏘나타는 한국보다 미국에서 더 많이 팔리는, 수출 효자 물량이다"며 "현재까지 (설비공사를 위한) 11월 휴업 일정은 변동이 없지만 생산 차질 최소화를 위해 일정을 앞당기거나 연기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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