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증권 등 전 금융권에 걸쳐 1인당 1계좌 원칙…의무가입 충족 못하면 비과세 반환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증권사의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매김한 모습이다. 국내 주식 직접 투자가 가능한 투자중개형 ISA가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가입자 수 역시 증가하고 있다. 

   
▲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증권사의 ISA 가입자수는 128만7389명으로 집계됐다. 은행 가입자 수(97만65명)를 약 31만명을 웃도는 수준이다. 증권사 ISA 가입자 수가 은행 가입자수를 역전한 것은 지난 2016년 3월 ISA제도가 시행된 뒤 처음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증권사에 가입된 ISA 투자자 수는 15만5562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가입자 수가 113만명이나 폭증했다. 반면 은행 가입자 수는 같은 기간 178만3000명에서 81만명(약 46%)이나 감소했다.

지난 2월 중개형 ISA가 도입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7월 말 기준 투자중개형 ISA 가입자 수는 121만9493명으로, 출시 이후 약 6개월간 매달 2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유치한 셈이다.

ISA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에 넣어 운용하고 가입기간 동안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통산한 후 순이익에 대해 비과세·분리과세 혜택을 제공하는 종합자산관리 계좌다. ISA는 신탁형과 일임형, 중개형으로 나눠진다.

신탁형 ISA는 투자자가 직접 특정금전식탁형태로 지시를 통해 운용한다. 일임형 ISA는 예금과 집합투자증권, 파생결합증권(ELS), 환매조건부채권(RP)으로 제시된 모델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전문가가 운용한다는 차이를 보인다. 

중개형은 중개형의 경우 투자중개업자(증권사 등)의 일반적인 위탁계좌와 동일한 형태로 국내 주식을 직접 매매할 수 있다.

ISA는 5년 전 절세 혜택을 앞세우며 시장에 등장했지만 투자 가능 상품이 제한적인 데다 만기 및 가입 조건 제약으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월부터 증권사들이 주식 직접 투자가 가능한 중개형 ISA 상품 판매를 시작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투자자들이 직접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한 주식 직접 매매가 가능한 데다 만기도 3년으로 줄어든 점이 장점으로 부각됐다.

세제 혜택도 인기몰이에 한 몫을 했다. 중개형 ISA는 가입 만 3년차부터 국내 주식에서 발생한 배당소득세에 대해 총 200만원(가입기간 전체)까지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200만원을 초과하는 배당소득세에 대해서는 기존 15.4%의 세율이 아닌 9.9%로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실제 중개형 ISA 계좌로 투자한 주식자산의 평가액은 2월 말 32억원에서 7월 말 7944억원으로 불어났다. ISA 전체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0.04%에서 8.7%로 껑충 뛰었다. 

증권가에서는 중개형 ISA의 추가 세제 혜택 등으로 은행에서 증권사로 ISA가입자 이동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1인 1계좌 원칙이 적용되므로 가입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만 3년이라는 조건이 있긴 하지만 기존 신탁형이나 일임형 ISA에서 중개형 ISA로 옮길 경우 주식투자뿐 아니라 배당소득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면서 “기존 신탁형과 일임형 ISA에서는 주식 배당소득세 혜택이 전무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개형 ISA으로 이전할 경우 기존 계좌 가입기간도 인정돼 신규 가입뿐만 아니라 계좌 이전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계좌에 가입하려면 1인 1계좌 원칙에 따라 기존 ISA 계좌를 해지해야 하고 해당 계좌가 의무가입기간을 채우지 못했을 땐 중도해지에 해당돼 그동안 받은 비과세 혜택을 반환하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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