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재계에 1970년대생 오너 경영인들이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회장’ 직위에 올라선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 경영자 숫자만 10명이 넘고, 부회장급까지 합치면 40명 정도 활약하고 있어 재계에 젊은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 현황 분석’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은 국내 주요 200대 그룹을 포함해 주요 중견·중소기업 중 1970년 이후에 출생한 이사·상무보급 이상 되는 직위를 가진 오너가 임원이다. 조사는 올해 반기보고서 등에 기재된 현황 등을 기초로 진행됐다.
|
|
|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중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인원은 220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공식적으로 ‘회장’ 타이틀을 쓰고 있는 오너 경영자는 14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자산 규모기준 50대 그룹 중에서는 정의선(1970년생)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첫 손가락에 꼽혔다. 이어 정지선(1972년생) ㈜현대백화점 회장, 김남호(1975년생) DB그룹 회장, 조원태(1976년생) 대한항공 회장, 구광모(1978년생) LG 회장 등이 젊은 그룹 회장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견기업 중에서는 한국야쿠르트에서 이름을 바꾼 에이치와이(hy) 윤호중 회장을 비롯해 삼아제약 허준 회장, 조선내화 이인옥 회장이 1971년에 태어난 올해 51세 동갑내기 회장들이다.
부회장 타이틀을 갖고 있는 오너가 임원은 26명이었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 김남정 원엔터프라이즈 부회장,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여성 부회장도 3명 있었다. 정혜승 인지컨트롤스 부회장,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이 여성 부회장 트로이카로 활약 중이다.
이번 조사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974년에서 1975년에 출생한 오너가 젊은 임원이 37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72~1973년생(32명), 1978~1979년(31명), 1976~1977년(29명), 1970~1971년 및 80~81년생(각 22명) 순으로 20명을 상회했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74년에 태어난 임원이 20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1980년 이후에 태어난 오너가 임원은 69명(31.4%)으로 집계됐다. 젊은 오너가 임원 중에서도 10명 중 3명은 1980년 이후 태어난 MZ세대들인 셈이다. 최근 오너가에서도 MZ세대들이 주요 요직에 전진 배치되는 추세다. 199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도 6명이나 됐다.
조사 대상 220명 중 여성 오너 임원은 42명(19.1%)이었고, 남성은 178명(80.9%)이었다. 오너가 임원 중 10명 중 8명이 남성으로 채워진 셈이다. 당분간 국내 재계는 남성 중심의 경영문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최근 국내 재계에 경영 승계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1970~1990년대에 출생한 젊은 오너가 임원들이 경영 전면에 배치되고 있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앞으로 전통적인 승계 방식의 틀에서 조금씩 벗어나 선진화된 지배구조 시스템을 구축해 지속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한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