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타임빌라스' 개장 직후 서둘러 방문
평소보다 빨라진 경영 보폭...롯데그룹 '재도약 채비'
[미디어펜=이서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들어 유통 사업부문(BU)에서 새롭게 선보인 사업장을 모두 직접 돌아봤다. 신동빈 회장의 바빠진 걸음만큼 롯데그룹 변화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달 5일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방문한 데 이어, 6일 만인 지난 11일 롯데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를 찾았다. 

   
▲ 2019년 11월14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맨 왼쪽) 롯데백화점 강남점 더 콘란샵 오프닝 행사에 참석해 매장을 둘러 보고 있다./사진=롯데지주


평소 현장을 중시하는 신 회장은 제조공장 뿐만 아니라, 주요 유통매장에도 자주 들르는 편이다. 그동안 신 회장은 신규 점포 개장 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운영이 안정 된 후에 여유 있게 둘러보는 방식을 선호했다. 실제로 2016년 9월 롯데아울렛 광교점 개장 당시 신 회장은 한 달이 지난 10월에서야 매장을 찾았다. 

이번에는 한 달 사이에 롯데쇼핑의 신규 점포 두 곳을 잇달아 방문하면서 이례적이란 얘기가 나온다. 지난 달 말 일본에서 귀국한 신 회장은 첫 현장 방문지로 롯데백화점 동탄점을 택했다. 타임빌라스는 지난 10일 정식 개장 후 바로 다음 날 매장을 찾았다.

신 회장의 보폭이 빨라진 데는 기대감과 조급함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온라인 쇼핑 급성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오프라인 방문객 감소 등으로 유통기업 1위인 롯데쇼핑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결국 신 회장은 지난 7월 사장단 회의(VCM)에서 “과거의 성공 경험을 과감히 버리고 능동적인 자세를 가지라”며 임원들을 질책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과 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는 이 같은 신 회장의 의중을 반영해 ‘롯데 같지 않은 롯데’를 실현시킨 매장들이다. 기존 점포보다 층고를 높여 개방감을 주고, 자연환경과 결합한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등 ‘스테이플렉스'(Stay+Complex)’를 지향하는 미래형 유통매장으로 변신했다.  

신 회장이 혼잡함을 무릅쓰고 개장 직후 신규 점포를 방문한 것은, 롯데의 변화에 소비자가 반응하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너의 잰 걸음에 롯데그룹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우선 경영권 분쟁과 오너 공백 등으로 잠시 멈췄던, 굵직한 인수·합병(M&A)을 다시 시작했다. 롯데의 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 업체인 한샘 인수가 확실시 되고 있다. 백화점 뿐만 아니라 온라인 쇼핑부터 건설, 하이마트 까지 한샘과 시너지를 낸다는 구상이다. 

올해 3월에는 중고 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유통과 함께 그룹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화학BU에도 오는 2030년까지 9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업 규모만큼 움직임이 무거웠던 롯데가 올해 들어서는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며 “동탄 롯데백화점의 성공여부가 롯데쇼핑의 향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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