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보급량 1.73GW·목표 달성 난항…사업적정성 평가 절차 간소화·현실적 정산단가 책정 촉구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풍력발전은 탄소중립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사업자들이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도록 정책·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온라인으로 열린 '풍력 보급 활성화를 위한 RPS 제도개선 간담회'에서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가 강화되면 재생에너지가 늘어나야 하지만, 풍력발전 보급 속도가 더디다는 것이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같은당 김성환 의원도 "허가 과정을 압축시키기 위한 법률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예정으로, 적정한 가격을 산정하는 것도 숙제"라면서 "현행 제도가 풍력 발전단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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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온라인으로 열린 '풍력 보급 활성화를 위한 RPS 제도개선 간담회'에서 정찬수 한국풍력산업협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실제로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로 높이겠다는 내용의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으나, 지난해 기준 국내 누적 풍력발전 용량은 1.73GW로 집계됐다. 이는 목표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올 1~2분기에도 0.25GW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후솔루션도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시장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풍력발전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속도가 이어진다면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다른 국가와 달리 재생에너지 공급의무를 전력 판매사업자가 아닌 발전사업자에게 부과하는 탓으로, 비정상적인 전력 구매 방식이 유지될 뿐더러 계약가격에 대한 과도한 개입과 통제가 발생하는 등 생태계 확장이 어려워진다고 분석했다.
사업 적정성 평가가 8개월에서 2년 가까이 걸린다는 점도 지적했다. 민간 발전사들은 발전공기업과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재생에너지 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되는데, 발전공기업이 출자하는 사업은 전력거래소·한국에너지공단·산업통상자원부 및 기획재정부 외에도 발전공기업 이사회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전력거래소가 요구하는 가격에 대한 비판도 제기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추정한 올해 발전단가(LCOE)는 kWh당 163.6원이지만, 전력거래소는 147.1원을 제시하는 등 심사를 통과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정산단가가 태양광 가격의 영향을 받는 등 풍력에게 불리하게 책정된다는 점을 들어 '발전기를 돌릴수록 손해를 본다'는 점도 피력했다. 지난해 풍력의 평균 계약가격은 171.7원이었으나, 평균 정산 기준가격은 159.1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재생에너지원 계약단가가 종합적으로 반영되는데, 태양광이 157.5원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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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MW급 한국형 해상풍력 부유체 고유 모델./사진=현대중공업그룹 |
이승문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태양광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LCOE가 하락하는 중이지만, 풍력 등 일부 대규모 사업에서는 이같은 현상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풍력 LCOE는 2030년까지 100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국내의 경우 공급관리가 힘들다는 점에서 수급불일치 가능성이 크고, 현물시장 비중도 높다"며 "현물시장 참여자는 전력도매가격(SMP)과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변동이라는 불확실성에 노출되고, 발전원가가 낮은 신규사업자와도 경쟁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정산간 불일치가 발생하는 등 가격신호 작동이 미흡하고,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금융비용 증가를 비롯한 리스크도 있다"면서 "탄소중립 시나리오 등 재생에너지 보급목표를 반영한 (에너지원별) 경매물량을 설정하고, 경매를 활성화하는 등 제도적 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한국풍력발전산업협회와 기후솔루션이 주관한 것으로, 성진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정책연구위원·정찬수 한국풍력산업협회 회장·위진 GS E&R 상무·정대복 SK D&D 상무 등이 참석, △태양광과의 산업·정책적 차이 △국산기자재 사용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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