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관련주 주가 하락…'상장일정 전면 재검토' 가능성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당국의 지적에 한 차례 공모가를 수정하며 상장 일정을 연기했던 카카오페이가 이번에는 ‘빅테크 규제’ 리스크로 다시 한 번 상장이 지연될 위기에 처했다. 펀드·보험·대출 등 금융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개편이 필요해지면서 증권신고서를 다시 한 번 정정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달 중순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상장을 준비 중인 카카오페이가 일정대로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카카오 계열사들 모두에 드리워지고 있는 규제 리스크가 카카오페이에도 크고 작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련주들의 주가 하락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대표주인 카카오 주가는 지난 13일 4.23% 떨어지더니 다음 거래일인 이날 오전 장중에도 4.5% 안팎의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13일 6.24% 급락했고, 그나마 14일인 이날은 3%대 반등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상장 초기 주가가 9만원선까지 도달했던 것에 비하면 현재 주가는 6만원대 중반으로 많이 떨어진 상태다. 마찬가지로 카카오게임즈와 넵튠도 주가가 최근 들어 크게 하락했다. 계열사들의 상황을 종합하면 연일 수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하고 있다.

한때 문재인 정부 최고의 수혜주로 평가받기도 했던 카카오 계열사들의 갑작스런 하향세는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플랫폼 산업 규제로 인해 촉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대해 제재 절차까지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유는 사실상 카카오의 지주회사로 손꼽히는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때 IPO 시장 최고의 기대주 중 하나였던 카카오페이의 미래에도 암운이 드리워졌다. 이는 단순히 카카오 그룹 차원의 하락세라고만 볼 수도 없다. 금융당국의 ‘정조준’ 타깃에는 카카오페이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당국은 지난 7일 카카오페이, 네이버파이낸셜 등 플랫폼 기업의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며 오는 24일까지 시정을 요구했다. 

이후 카카오페이는 손해보험사의 자동차 보험료 비교·가입 서비스와 함께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한 상품 판매를 종료했다. 지난 12일에는 국내 보험사들과 제휴해 진행하던 보험상품 판매를 중지했으며, 보험설계사와 이용자를 연결해주는 ‘보험해결사’ 서비스도 문을 닫았다. 

상황이 갑작스럽게 냉각되자 카카오페이의 상장이 일정대로 진행되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도 탄력을 받고 있다. 이미 지난달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로 공모가 희망 범위를 낮추는 등 한차례 일정이 연기됐지만, 다시 한 번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상장 이후 주가를 낙관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규제 움직임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라면서 “카카오페이도 증권신고서 정정을 포함, 상장 관련 계획과 일정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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