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정부 규제 이슈로 카카오 주가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카카오는 3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협력사 지원 기금 조성 등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끝도 모르고 내리꽂는 주가에 개미들의 불안감도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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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제공 |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분 기준 카카오 주가는 전날보다 1000원(0.82%) 떨어진 12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인 15일 전 거래일 대비 1.21% 내린 12만2500원에 장을 종료한 데 이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의 주가는 지난 8일 10.06% 급락한 데 이어 일주일 내내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날 이후 일주일간 카카오 주가 하락률을 20.45%에 이른다. 7일 가운데 6거래일 내내 하락했다.
카카오 주가 급락은 지난 7일 금융당국이 금융플랫폼에 대한 규제에 시동을 걸면서 시작됐다.
당국은 카카오를 비롯한 네이버 등 금융플랫폼(핀테크) 업체가 ‘금융소비자법’(금소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금소법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오는 24일까지 금소법 위반 소지를 해소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온라인플랫폼에 대한 불공정 거래 규제 방안을 공론화한 점도 한 몫을 했다.
지난 6월 한때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3위에도 자리했던 카카오지만, 현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전자우에 밀려 시총 6위 자리(54조2890억원)에 머물고 있다. 7일(종가 기준) 카카오 시가총액이 68조489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그 사이 약 14조2000억원이 증발해 버린 셈이다.
카카오는 주가 폭락 등을 수습하기 위해 지난 14일 ‘골목상권 침해’ 비판을 받아 온 일부 사업에서 손을 떼고 3000억원 규모의 상생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주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종전 18만5000원에서 8.1% 낮춘 17만원으로 하향했고 삼성증권도 목표주가를 20만원에서 10%로 하향한 18만원으로 제시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카카오의 주가는 고점 대비 28% 하락하면서 각종 규제 관련 우려가 반영됐다”면서도 “하지만 그간 신규 사업 영역에서 수익화를 성공시키며 기업가치를 증대시켜온 점을 고려하면 단기 모멘텀은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또 “정부의 규제 강화로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모빌리티의 확장성에도 다소 제동이 걸릴수 있다”면서 “당분간 정부 규제 관련 뉴스플로우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도 “핀테크 자회사의 일부 보험중개 서비스 중단과 더불어 모빌리티의 수익모델 조정으로 신사업 수익화 일정이 다소 늦춰질 전망으로 핵심 서비스를 중심으로 밸류체인 전체로 빠르게 사업 영역을 확대해가던 기존 사업 전략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새 수익모델을 도입함으로써 포기한 신사업에 대한 수익 보전이 가능하다고 판단되지만 매출과 이익 성장 속도는 다소 느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 연구원은 이어 “아직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광고와 게임, 커머스 부문은 구조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카카오 전체의 영업이익 고성장세는 규제 이슈와 무관하게 이어질 것”이라며 “상생을 의식한 카카오의 자발적 신사업 수익화 속도조절이 예상되는 만큼 이익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하향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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