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성남시장 재임 당시 진행된 성남 판교 '대장지구 사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대선 정국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권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해당 의혹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논란의 '대장지구' 사업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후인 지난 2015년 성남 분당구 대장동 일대에 1조 1500억원을 들여 5903가구를 공영개발방식으로 진행한 사업이다. 이 지사는 민간의 특혜를 막고 사업이익을 환수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취지로 공영개발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지사의 취지와는 달리 대장지구 개발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에는 출자금 5000만원에 불과한 '화천대유자산관리'라는 신생 회사가 참여해 3년간 5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더해 화천대유의 지분 100%를 가진 언론인 출신 A씨가 회사 설립 7개월 전, 이 지사를 인터뷰한 전력이 있다는 점도 '특혜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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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성남시장 재임 당시 진행된 성남 판교 '대장지구 사업'을 둘러싼 특혜 의혹이 대선 정국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이재명 “모범적 공익사업. 성남시장 시절 최대 치적...가짜뉴스로 공격”
대장지구 의혹이 정치권을 강타하자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14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장지구 개발사업은)민간 개발 특혜사업을 막고 5503억 원을 시민 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 공익사업"이라며 "'대장동 개발'은 지금도 제가 자랑하는 성남시장 시절의 최대 치적"이라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이 지사는 "민영 개발이었으면 ‘업자 배불리기’에 들어갔을 개발이익의 상당 부분을 공공환수했는데 정치인들과 보수언론이 칭찬은 못 할망정 근거 없는 마타도어식 네거티브, 허위사실 유포를 자행하고 있다"며 "가짜뉴스를 만들어 정치적으로 개입하고 특정 후보를 공격하는 건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중범죄 행위"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정성호 의원은 16일 BBS라디오에서 “민간 회사의 이익이 났다는 것만 갖고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굉장히 정략적”이라고 반박했다. 대변인인 송평수 변호사도 CBS라디오에서 “부동산 가격이 2배 이상 폭등하다 보니 (민간 사업자들이) 운이 좋아서 이익을 많이 본 것”이라며 “의혹이란 것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대장동 게이트...국정조사, 특별검사에 의한 정밀 수사 적극 검토”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을 '대장동 게이트'로 규정하고 국정조사 및 특검 카드까지 꺼내면서 이 지사를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1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첫 회의에서 "우리 국민의힘은 국토교통위원장인 이헌승 TF 위원장을 중심으로 실체를 규명하고 결과에 따라 국정조사, 특별검사에 의한 정밀 수사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특혜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물론 그외 다수의 관련자를 증인으로 불러 진상을 조사하고 국민 앞에 설명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다"며 이번 사건을 "권력형 종합비리선물세트, 특혜, 특권과 반칙의 종합백화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장지구 개발) 특혜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한다"며 "대통령 후보는 작은 의혹일지라도 국민 앞에 확실하게 검증받아야 한다"고 이 지사 공격에 가세했다.
정의당도 가세했다. 오현주 대변인은 "대장동 개발 문제는 이 지사가 대통령 후보로서 과연 부동산 투기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의지가 있는가 리트머스 시험지나 다름 없다"며 "따라서 화천대유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은 그 자체로 이 지사가 시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측 “의혹 자체에 대해 소상히 밝혀야” 김부겸 “상식적이지는 않다”
여권 내에서도 관련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당내 경쟁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은 "이걸 뭔가에 어떤 규정을 하거나 프레임을 걸거나 이렇게 가지 마시고 그 의혹의 내용 자체에 대해서 소상히 밝히면 되는 문제"라며 이 지사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을 맡은 윤영찬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예전에도 홍보비 문제라든지 경기도 공무원의 선거개입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도 정작 그 문제에 대해서 자료요구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사실 거의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혹에 대해서 대하는 태도, 특히 대선 후보로서 또 검증을 늘 받아야 되기 때문에 저는 그런 부분에서 태도가 아쉽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부겸 총리는 지난 1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화천대유와 성남시가 무슨 관계가 있어서 11만 5345%의 배당 수익률이 발생한 것인가. 이런 투자가 정상적인가"라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내용은 잘 모르지만 조금 상식적이지는 않다"고 답했다.
민주당, 공식석상 말 아끼면서 물밑 방어 나섰지만 또 ‘부동산’ 논란으로 난감한 상황
민주당 지도부는 공개적인 석상에서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이 지사가 직접 관련된 문제가 없다며 방어에 나서고 있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서울 남대문 시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슨 대단한 의혹처럼 떠드는데 (이 지사가) 박근혜·이명박 정권하에서 얼마나 핍박을 받았나"라며 "성남시장 당시 중앙정부와 많은 갈등이 있었는데, 문제가 있었다면 박근혜 정부 때 문제가 되지 않았겠냐"고 엄호에 나섰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책인 ‘부동산’ 문제가 또 언급되면서 난감해하는 기류도 보인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이 지사가 문제없다는 입장이긴 하지만, 국민 눈높이에서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면서 “부동산 문제로 수차례 홍역을 겪은 만큼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장지구’ 부동산 개발 특혜 의혹이 차기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앞으로의 흐름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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