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보수 궤멸의 원죄를 묻는다. 죽은 권력에 대해 잔인하게 수사했다(홍준표)”.
“많은 분들은 홍준표 의원이 당 대표를 할 때, 2018년 지방선거 때...(윤석열)”.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탄핵 정국’ 이후 보수 진영이 내몰린 배경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2차 경선, 제1차 방송토론회’에서다.
홍 의원은 과거 윤 전 총장의 국정농단 수사와 관련해 “보수 궤멸의 원죄를 묻는다. 제가 당 대표를 할 때 자고 일어나면 사람이 (검찰에게) 불려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잔인하게 수사했다. 윤 전 총장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했다고 했지만, 죽은 권력에 대해 잔인하게 수사했다”면서 “저는 당시 당 대표를 하면서 매일 피눈물을 흘렸다. 사과하지 않겠느냐”고 따졌다.
윤 전 총장은 “검찰 수사가 보수를 궤멸시켰다고 말하지만, 전 수사를 할 때 여든, 야든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정말 신중하게 응했다”고 받아쳤다.
그는 "보수 궤멸이라고 하는 것은 이 때문에 된 일이 아니다. 많은 분들은 홍 의원님이 당 대표를 할 때, 2018년 지방선거 때…"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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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소속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오른쪽)과 홍준표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2차 경선, 제1차 방송토론회’를 가졌다./사진=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오른소리' 캡처 |
홍 의원이 “국민의힘 입당할 때 대국민사과를 해야하는 게 맞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자 윤 전 총장은 “당시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한 것이다.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 일을 처리했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또 "보수진영을 궤멸시키는데 앞장서고, 1000여명을 소환조사해 200여명을 구속했다. 이 가운데 5명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얼마나 포악하게 했으면“이라고 따져물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5명이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고, 홍 의원은 5명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서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홍 의원은 “고발사주와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할 때 성명불상자와 관련해 특정 캠프 소속이 어디냐”고 날을 세웠다. 이어 “특정 캠프에 대해 관련이 없다는 게 밝혀졌으면 사과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몰아쳤고, 윤 전 총장은 “퍼져있는 (의혹이어서) 성명불상자로 기대했다”고 받아쳤다.
홍 의원의 공세는 이어졌다. 그는 "윤 전 총장을 향한 의혹이 끝이 없다"며 장모 논란, 도이처모터스 주가조작 등을 언급했다. 이어 "저는 26년 정치를 하는 동안 이렇게 흠이 많은 후보를 본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이미 자유한국당에서 저를 검증했고, 저는 검증을 다 받아 (검찰총장) 자리에 왔다"며 "저 하나를 꺾으면 집권 연장이 가능하다고 해 공격을 당했다. 자꾸 의혹이라고 하지만, 지금껏 나온 게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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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대선 경선 1차 컷오프를 통과한 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 예비후보(왼쪽 위부터 가나다순)./사진=국민의힘 제공 |
유승민 "고발 사주 의혹 사실이면 사퇴할 용의 있나" 윤석열 "관여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이날 토론회에서는 ‘양강 체제’를 형성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을 향한 타 후보들의 매서운 질문도 이어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윤 전 총장을 향해 "만약 윤 전 총장의 최측근이 (고발장을) 만들어 (야당에) 전달한 게 사실이면 사퇴할 용의가 있나"라고 물었고, 윤 전 총장은 "제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유 전 의원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고, 손준성도 부인하고 있다. 그런데 제보자 등에게 서류는 계속 나온다"며 "만약 윤 전 총장의 최측근이 만들어 전달한 게 사실이면 후보를 사퇴할 용의가 있느냐. 책임을 느끼느냐"고 재차 압박했다.
유 전 의원은 "(손 검사 등이) 최측근인데"라고 묻자 윤 전 총장은 "그렇게 볼 수 없다. 대검 간부들은 다 최측근"이라고 했다.
이에 유 전 의원이 "그분들이 그것을 왜 만들겠느냐"고 따지자 윤 전 총장은 "만들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개연성이 없다는 말을 여러차례 했다. (만들) 이유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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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소속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하태경 의원(오른쪽)과 홍준표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2차 경선, 제1차 방송토론회’를 가졌다./사진=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오른소리' 캡처 |
홍준표 향한 공세...원희룡 "역선택 너무 노리는 듯" 하태경 "조국과 썸 타는 듯"
홍 의원을 향한 질타도 제기됐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역선택을 너무 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요새 넥타이 파란색을 메고 다니고 있다”면서 "민주당 측 보다도 더 내부공격에 열을 올리고 계시다. 국민의힘 원팀인지 민주당 원팀인지 우려 시선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그건 원 후보 본인의 시각이다"라고 일축한 뒤 "역선택이 있다면 이재명이나 이낙연 후보하고 대결해서 최근에 제가 이길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래 파란색은 한나라당 색깔이다. 지금 우리당의 색깔이 빨간색, 파란색, 흰색"이라며 "그것으로 시비하는 것은 그렇다"고 받아쳤다.
하태경 의원도 홍 의원을 향해 "조국 교수랑 썸을 타고 계시다"며 "정경심 사랑해 조국 지켜라 좋아하는 이야기를 대놓고 한 것에 대해 놀랐다. 조국 수사 잘못됐나"고 물었다. 그러자 홍 의원은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수사했다는 것이다. 전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고 답했다.
하 의원이 재차 "가장이라 (범죄를) 책임져야 되는 것 조선시대 경국대전에 나온 법의 식"이라고 말하며 "개인이 잘못했으면 (개인이) 책임을 져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의 헌법 아니냐.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고 도주의 우려가 있으면 판사가 영장을 쳐야지 내버려두냐"고 날을 세웠다.
이에 홍 의원은 "내가 조국의 편을 드는 게 아니다"라며 본인은 과거 슬롯머신 업계 대부였던 정덕진·정덕일 형제 둘 다 구속하지 않고 한 사람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하 의원은 "정치적 고려로 구속을 안 했다. 영장을 안 쳤더라고 정작 본인이 정치 검사했다는 것을 고백했다"고 꼬집었고, 홍 의원은 "이런 식으로 못되게"라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하 의원은 "아니 저는 막말 없어진 줄 알았는데 동료 후보한테 못된 짓 하고 못되게 한다? 막말 도지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하 의원은 또 박지원 국정원장과 관련해서도 “박 원장의 선거 개입 발언에는 한 말씀도 안 한다. 개인 이익 때문에 당의 중차대한 문제에 침묵한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팩트가 드러날 때까지 자제하는 것”이라며 “그런 말은 쓴소리가 아니라 못된 소리”라고 날을 세웠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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