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행 기내 기자간담회 “평화협정과 달라…한미동맹과도 별개”
“북 모라토리움 유지하고 대화 문 닫지 않아…숙명 같은 책무”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종전선언과 관련해 “미국, 중국도 이미 동의가 있어왔던 것이며, 이제 다시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기 때문에 다시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3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공군 1호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실 2007년 10.4공동선언에서 3자 또는 4자에 의한 종전선언을 추진한다고 이미 합의가 됐었다”며 “다만 이젠 비핵화란 상황이 더해졌으므로 그동안 한미 간 비핵화 협상과 연결시켜 어떤 시기에 할 것인가 협의해왔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종전선언은 평화협정과 다르다. 평화협정까지 체결되어야 전쟁 당사국들의 관계가 정상화되는 것”이라며 “지금으로선 평화협정은 비핵화가 상당히 불가역적 단계에 들어서야 이뤄질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 (다만) 종전선언은 비핵화 협상 또는 평화협상 입구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일종의 정치적 선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동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한미동맹이나 주한미군의 주둔은 한미 양국이 협의해서 하는 것이다. 북미관계가 정상화되고 북미 간 수교가 이뤄진 이후에도 한미가 필요하면 동맹을 하는 것이고,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위해 기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2021.9.24./사진=청와대

특히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에 대해 관련국들이 소극적이지 않다”면서 “다만 지금은 북핵의 고도화 때문에 평화협상과 별개로 비핵화 협상이 필요하고,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해제되어야 하는 투트랙의 협상이 필요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종전선언이 각 협상에서 어느 시기에, 어떤 효과를 갖고 구사될 것인지에 대해 보다 전략적인 검토가 필요한 것이지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선 다 공감대가 있는 것이다. 남북·북미 간 대화가 시작되면 결국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현재 북한에 대해선 “대화의 문을 닫아두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원래 약속했던 핵실험이나 ICBM 발사시험에 대한 모라토리움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말하자면 미국이 대화를 단념하지 않을 정도의 저강도 긴장고조만 하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북한은 대화의 문을 열어둔 채 여러 가지 고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현재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을 철회할 것과 비핵화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면서 그런 조건들이 갖춰져야 대화에 응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그런 대화의 조건조차도 대화를 통해서 논의하자는 상태”라고 설명하고, “결국 북한도 대화와 외교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믿지만 그 시기가 우리정부에서 이뤄질지 다음정부로 넘어갈지 그 점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9.24./사진=청와대

내달 위드코로나 발표백신 확보 걱정할 단계 지나"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위드코로나’와 관련해 “다음달쯤 관련 계획을 보다 가시적으로 국민들게 알려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 부분은 대통령의 계획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의견이 중요한 것”이라면서 “지금은 1차 백신접종만 전국민 70%를 넘긴 상태이고, 다음달 말 정도 되면 접종 완료율도 70%를 넘기게 될 것이므로 우리도 위드코로나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드코로나를 한다고 해서 모든 방역을 다 풀어버리는 것은 아니다. 일상을 회복하면서도 필요한 최소한의 방역 조치는 유지해나가야 될 것”이라며 “어느 정도의 접종완료율일 때 어느 정도의 방역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일상을 회복해나갈 것인지 계획을 전문가들이 논의하기 시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번 방미 계기 백신 부분에서 두 가지 방향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밝히면서 “먼저 화이자 회장과의 접견뿐 아니라 백신 허브화에 대해 한미 간 비즈니스테이블을 통해서 상당한 성과가 있었고, 또 영국과의 백신 스와프와 베트남에 대한 백신 공여”를 꼽았다.

   
▲ 유엔총회와 하와이 순방 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공군 1호기로 귀국 중 기내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9.24./사진=청와대

특히 베트남에 백신 공여에 대해선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백신 후발국에 대해 접근성을 높여주는 성과”라며 “우리가 백신 확보를 걱정할 단계는 다 지났다. 사실 올해 백신 확보 물량은 전혀 문제가 없다. 다음달쯤 되면 백신접종률에서 우리가 세계에서 앞서가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여유가 생긴 이유는 혹시 어느 한 백신에서 차질이 생길지 몰라서 여러 종류의 백신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며 “(어느 백신 종류에서도) 아무런 차질이 없을 경우 백신의 여유 물량이 생기는 것이므로 그런 물량들을 활용해서 백신 후발국들을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언론중재법 문제 제기된 점 충분히 검토될 필요 있어”

언론중재법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청와대가 주도해서 이뤄지는 입법은 아니다. 가짜뉴스, 허위보도로 인한 국가적인 피해와 개개인이 입는 피해가 컸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라는 점에서는 당정 간에 원론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에 따라 당쪽의 추진에 의해서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것인데, 지금 언론을 포함해 시민단체와 국제사회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충분히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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