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24일 담화를 내고 남북관계 회복과 발전 전망에 대해 다시 논의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과 미국의 적대시정책 등을 의미하는 “적대시정책, 불공평한 이중 기준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고 단서를 걸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종전선언은 흥미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나쁘지 않다”면서 “그러나 지금 때가 적절한지, 그리고 모든 조건이 이런 논의를 해보는데 만족되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존하는 불공평과 그로 인한 심각한 대립관계, 적대관계를 그대로 둔채 서로 애써 웃음이나 지으며 종전선언문이나 낭독하고, 사진이나 찍는 그런 것이 누구에게는 간절할지 몰라도 진정한 의미가 없다. 설사 종전을 선언한다 해도 변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종전이 선언되자면 쌍방간 서로에 대한 존중이 보장되고, 타방에 대한 편견적인 시각과 지독한 적대시정책, 불공평한 이중기준부터 먼저 철회되어야 한다"고 밝혀 선결조건을 제시했다.

“자기들이 자행하는 행동의 당위성과 정당성은 미화하고 우리의 정당한 자위권 행사들은 한사코 걸고들며 매도하려 드는 이중적이며 비론리적인 편견과 악습, 적대적인 태도는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은 늘 자기들이 말하듯 진정으로 조선반도에 항구적이고 완전한 평화가 굳건히 뿌리내리도록 하자면 이러한 조건을 마련하는 것부터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남조선이 때없이 우리를 자극하고 이중잣대를 가지고 억지를 부리며 사사건건 걸고들면서 트집을 잡던 과거를 멀리하고, 앞으로의 언동에서 매사 숙고하며 적대적이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북남 사이에 다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며 관계회복과 발전 전망에 대한 건설적인 논의를 해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 담화는 종전선언과 관련해 북한의 두 번째 연이은 담화 발표이다. 앞서 리태성 외무성 부상은 종전선언에 대해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앞으로 평화보장체계 수립으로 나가는데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눈앞의 현실은 시기상조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담화에서 올해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미국의 한국에 대한 미사일지침종료 선언, 미국의 호주에 대한 핵추진잠수함 건조기술 이전 등을 언급하며 “아직은 종전을 선언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