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지난주 국내 증시가 중국 헝다그룹발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와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슈 등으로 휘청인 가운데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졌다. 모처럼만의 외국인 수급세에 시장의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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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투자자들이 9월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사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24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779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지난 13일 1424억원으로 매수 우위 전환 이후 7거래일 연속 코스피에서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한 주 동안 외국인은 코스피에서만 742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추석 연휴를 맞아 국내 증시가 사흘간 휴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9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1조8422억원에 이른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담은 것은 월간 기준으로는 지난 4월(3857억원)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아직 월말까지 4거래일이 남은 만큼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다음 주에도 추가적 매수세 유입이 유효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만일 이달에도 외국인이 순매수로 마감한다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네 번째로 순매수를 기록하는 달이 된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이후 외국인들은 줄곧 국내 주식을 팔아 치워 왔다. 외국인이 순매수를 보인 달은 지난해 7, 11월과 올해 4월 등 세 달뿐이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헝다 리스크,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조기 개시 등 국내외 증시 불안 요소가 산재해 있는 상황 속에서도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보고 있다. 다음 주까지도 외국인의 추가적 매수세 유입이 유효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 주 국내 증시는 불확실성을 야기하던 재료들이 일차적으로 소멸되며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수세 유입이 유효한 구간이라고 판단한다”면서 “시장이 테이퍼링이나 금리 인상 등의 리스크를 이미 반영하고 있었던 점 등을 미루어볼 때 이번 FOMC회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헝다그룹 이슈가 있었음에도 추석 이후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 유입이 관찰되는 점은 시장이 해당 이슈를 이머징 마켓(신흥국 시장)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을 낮게 반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이 때는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테이퍼링 우려와 헝다발 중국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추가 이탈하기보다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음은 일단 긍정적 시그널”이라면서 “헝다 유동성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이 국내 주식 시장에서 순매수세를 보이는 것은 헝다발 신용 리스크가 아시아 주변국으로 확산될 여지가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헝다그룹이 당장의 파산은 모면했지만 파산 가능성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헝다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언제든 재발할 여지가 있는 만큼 중국 부동산 경기를 예의 주시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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