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트로트 가수 영탁과 막걸리 제조사 예천양조가 상표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영탁 모친이 광고 계약 체결 당시 예천양조에 전달한 메모가 공개됐다. 

지난 25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 예천양조 백구영 회장은 제작진에게 그간 공개된 적 없던 영탁 모친의 자필 메모와 계약서 원본 등을 공개했다.

공개된 메모에는 '영탁 상표 외 예천양조에서 제조·판매하는 전 제품의 출고가의 15%', '예천양조 지분 10%', '계약기간 3년' 등의 내용이 명시돼 있다. 

   
▲ 사진=MBC '실화탐사대' 캡처


영탁은 지난 해 TV조선 '내일은 미스터트롯'에 출연해 '막걸리 한 잔'을 불러 화제를 모았다. 백구영 회장은 "영탁의 '막걸리 한 잔'을 들었는데 '영탁'이 직감적으로 떠올라 그 자리에서 변리사한테 전화했다. 만약 상표출원이 안 돼 있으면 '영탁'을 바로 출원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후 백 회장은 영탁 측과 광고 계약을 진행했고, 지난 해 4월 업계 최고 수준인 1억 6000만 원에 1년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제품 출시 후 영탁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는 게 예천양조 측 주장이다. 예천양조 측에 따르면 제품 출시 보름 후부터 영탁의 부모님이 공장을 방문하기 시작했고, 영탁 모친의 요구사항이 늘어갔다. 

예천양조 측은 "신을 모시는 영탁의 모친이 막걸리 상표에 삽입된 우물에 회장이 직접 제를 지내라고 하고, 노후생활을 위해 영탁 부친의 고향 인근에 대리점 두 곳을 무상으로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 영탁 측이 영탁 부친 고향에 '영탁 홍보관' 건립을 해달라하는 등 감당하기 어려운 수위의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예천양조 측은 또 "'영탁'이라는 상표를 등록하려면 영탁 본인의 승낙서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친이 알게 된 후 상황이 급변했다"며 "이들이 승낙서를 받아준다는 약속과 달리 영탁 소속사에서 직접 막걸리류에 대한 영탁 상표를 출원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지난 3월 모델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영탁 모친이 자필 메모와 계약서 초안을 제시했는데 그 규모가 150억 원에 달해 도저히 합의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고 했다. 

   
▲ 사진=영탁막걸리 제공


이날 방송에서 영탁 측은 제작진의 인터뷰를 거부했다. 담당 변호사는 "현재 법적 대응 중이라 사안에 대해 인터뷰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앞서 영탁 측은 "예천양조에 150억 원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반박하며 예천양조 측을 상대로 형사고소를 제기했다. 이들은 예천양조가 도 넘은 허위 사실 유포 및 비방을 하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취했다. 또 영탁 모친과 관련해 "오히려 예천양조가 영탁 이미지를 거론하며 모친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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