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가장 많은 차주 금리 낮춰…기은·우리·신한·KB국민 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5년간 국내 19개 은행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해 금리인하 혜택을 누린 차주 수가 76만명에 육박하고, 절감한 이자가 1조 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매년 제일 많은 고객의 대출금리를 낮췄고, 뒤이어 IBK기업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이 뒤이어 차주들의 금리를 많이 낮춰준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입수한 '은행권 금리인하요구권 실적자료'에 따르면 금리인하를 요구해 대출금리를 낮춘 고객 수는 75만 9701명을 기록했다. 지난 2016년 11만 5629명에서 이듬해 9만 5903명으로 감소했지만, 이후 계속해서 증가세를 보여 지난해 22만 5481명으로 2016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 시중은행 대출창구 / 사진=연합뉴스 제공


윤 의원은 "2019년을 기점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이 법적 권리로 자리를 잡고, 비대면으로 신청 및 약정할 수 있도록 서비스가 개선되면서 금리인하요구권의 혜택을 보는 소비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은행들이 5년간 절감시켜준 이자액은 총 1조 719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연간으로 계산하면 2016년 3647억원에서 지난해 1597억원으로 56.2% 줄었다. 건당 이자 절감액도 2016년 315만원에서 지난해 71만원으로 77.6% 급감했다.   

은행별 이자절감 규모를 놓고 보면, 카뱅이 가장 많은 고객에게 대출금리를 인하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카뱅은 지난 5년 반동안 29만 9399명에게 금리를 인하해줘 전체 은행 실적의 35.4%를 점유하는 등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실제 절감된 연 대출이자는 5년 간 72억원으로 은행권 중 0.4%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뒤이어 기은이 같은 기간 대출금리를 낮춰준 고객 수는 총 17만 316명으로 전체 은행 실적의 20.1%를 차지했다. 실제 절감된 연 대출이자도 5187억원으로 은행권 실적의 30.2%를 차지했다. 

우리은행은 9만 3931명의 대출금리를 인하했고, 은행 전체 실적의 11.1%를 차지했다. 지난 5년간 절감된 연 대출이자는 8507억원으로 은행권 전체 실적의 49.5%를 차지해 압도적인 실적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은 19억원에 불과했다.

   
▲ 2016~2020년 은행권 금리인하요구권을 통한 금리인하 금액 / 자료=윤관석 의원실 제공


그 외 신한은행이 5만 3143명(6.3%), 국민은행이 4만 7494명(5.6%), 농협은행이 3만 7010명(4.4%), 케이뱅크가 2만 9841명(3.5%)의 대출금리를 각각 인하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지난 5년 반 동안 2만 2565명의 대출금리를 인하해 줘 은행 전체 실적의 2.7%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지난 5년 반 동안 금리인하를 신청한 고객 217만 1695명 중 실제로 빚부담을 줄인 차주는 84만 5421명, 수용률은 38.9%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용률은 2016년 96.9%에 육박했지만 지난해 31.6%까지 곤두박질쳤고, 올해 상반기 25.1%로 급감했다.

금감원은 "2019년 6월 금리인하요구권이 법제화되기 전까지 은행 자율로 운영됨에 따라, 은행별로 실적을 집계하는 기준 차이가 커서 연도별 수용률 편차가 크게 발생하고 있다"며 "은행권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일관성 있는 집계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여전히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한 안내가 부족한 은행들이 있는 만큼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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