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기 신임 비서실장…27년 전 박근혜 대통령 맞이했던 의전비서관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27년 전 청와대에서 첫 만남을 가졌던 이병기 비서실장 카드를 뽑았다.
박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인사에서 27년 전 청와대에서 자신을 맞아 주었던 당시 이병기 의전비서관을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취임 이후 야인생활을 하던 대통령의 딸 박근혜를 청와대로 부른 건 노태우 전 대통령이었다.
|
|
|
▲ 이병기 신임 비서실장. /뉴시스 |
87년 대통령에 당선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 8년간 야인이나 다름없이 지내던 박근혜에게 손을 내밀었다. 야인 생활 8년을 제외하고는 청와대에서 대부분의 생활을 했던 박근혜를 맞이한 건 양복차림에 깍듯한 예를 갖춘 당시의 이병기 의전비서관이었다.
이후 이병기 의전비서관은 명절 때마다 노태우 대통령을 대신해 인사를 전했다. 이렇게 시작 된 인연은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에 발을 담게 되면서 더욱 끈끈하게 이어졌다.
‘노태우의 사람’으로 불리는 이병기 신임 비서실장은 74년 외무고시에 합격한 후 81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정무2장관 시절 비서관으로 파견된 이후부터 계속 보좌의 길을 걸었다. 노 전 대통령이 민정당 총재일때는 총재 비서관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는 의전비서관, 의전수석으로 함께 했다.
이후 김영삼 전 대통령때는 안기부 제2차장, 2002년 대선때는 이회창 총재의 특보를 맡았다. 그러다 2005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당 대표 시절 여의도연구소 고문을 맡으면서 원조친박에 합류했다.
2004년 한나라당이 차떼기 당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으면서 당이 위기에 처하자 이를 정면 돌파한 박 대통령의 ‘천막 당사’도 이병기 신임 비서실장의 아이디어였다.
일각에서는 정보기관 수장을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하는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지만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27년 전 청와대에서 자신을 안내하던 당시 이병기 의전수석을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다시 청와대로 부른 것이다.
오랜 정치 경험으로 ‘정무형 실장’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이병기 신임 비서실장은 주일대사를 거쳐 국정원장에 임명된 지 7개월만에 비서실장에 기용되는 것에 부담을 느껴 한때 고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신중하면서도 합리적이란 평을 받고 있는 이병기 신임 비서실장에 대해 청와대는 대통령과 국민, 그리고 당·정·청의 소통의 고리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