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하나 각 24건 금융사건 최다, 우리은행 피해액 423억 최고치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국내 시중은행의 도덕적해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원들이 본인 명의로 '셀프대출'을 일으켜 주식투자 자금으로 활용하는 한편, 고객의 통장과 신분증을 보관해 대출금을 횡령하는 등 지난 5년 간 180여건(약 1600억원)의 금융 사고가 발생했다는 후문이다.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국내 20개 은행이 일으킨 금융 사고는 182건을 기록했다. 

   
▲ 시중은행 창구 / 사진=연합뉴스 제공


횡령·유용이 93건(약 27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사기가 55건(81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그 외 업무상배임 16건(393억원), 기타(금품수수 및 사금융알선 등) 12건(148억원), 도난·피탈 6건(2억원) 순이었다. 

금융 사고는 소속 임직원의 위법·부당행위로 기관이나 금융소비자에게 해를 가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번 집계에 포함된 금융사고 유형으로는 사기, 횡령, 유용, 배임, 도난, 피탈 등이 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비교시점인 2017년에 31건의 금융사고를 일으킨 이후 매해 30~40여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금융사고 건수가 43건으로 다소 높았지만 피해액은 46억원에 그쳐 잠잠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올들어 8개월만에 피해건수 22건, 피해액 247억원을 기록해 사고규모가 크게 불어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NH농협은행의 한 직원은 주식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객통장과 신분증 사본 등을 보관하면서 대출서류를 본인이 직접 작성해 대출금을 횡령하다 적발됐다. 하나은행 부산의 한 지점에서는 여신 담당 직원이 본인 앞으로 수십억원의 부당대출을 감행하다 적발됐다.
    
5대 시중은행만 놓고 보면, 이 기간 사고 건수는 115건, 피해액은 884억원에 달했다. 금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으로 각 24건이었다. 뒤이어 NH농협은행 23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서 각각 22건의 금융사고가 있었다. IBK기업은행과 SC제일은행도 각각 19건, 13건을 기록했다.   

사고액이 가장 컸던 곳은 우리은행으로 423억원을 기록했다. 뒤이어 BNK부산은행이 306억원(사고 5건)으로 뒤를 이었고, 하나은행 142억원, 농협은행 139억원, DGB대구은행 134억원(4건), 신한은행 104억원 순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뒤늦게 출범한 케이뱅크도 사기사건으로 피해를 입혔다. 케이뱅크는 2018년 1건, 5억원과 이듬해 3건, 5억원의 사고 전력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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