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사업장 선정기준 완화
"시세반영으로 인한 미세한 상승"
[미디어펜=유진의 기자]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 심사제도를 7개월 만에 다시 보완하면서 지지부진했던 일부 지역 아파트 분양이 활기를 찾을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수도권, 광역시 등지에서 신규 분양·준공된 사업장이 없는 경우 비교사업장 부족과 낮은 인근 시세로 분양 심사 가격이 과도하게 낮게 형성됐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미디어펜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HUG는 고분양가 심사제도를 일부 보완해 30일부터 시행했다. 고분양가 심사제도는 고분양가에 따른 미입주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HUG의 분양보증 리스크 관리 방안이지만 정부의 대표적인 분양가 통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HUG는 분양가를 지나치게 통제해 분양시장을 왜곡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올 2월 고분양가 심사제도를 전면 손질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일부 지역에서 고분양가 심사 가격이 낮게 형성된 데 따른 불만을 제기하고 심사기준 공개 범위도 여전히 좁다는 의견이 제기되자 이를 중심으로 제도를 개편한 것이다.

앞서 9월 초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도 고분양가 심사제도에 대한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자 이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그간 지연됐던 공급이 다시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HUG의 기존 분양가 산정 방식은 주변 비슷한 조건의 분양사업지 혹은 준공사업장 분양가를 바탕으로 해 해당지역 주택가격변동률을 곱하는 방식이다. 또 산출된 금액이 인근 시세의 85~90%를 넘지 못하게 했다. 하지만 최근 분양·준공된 사업장이 거의 없는 경우 또는 인근의 낮은 시세 등으로 심사가격이 낮게 형성돼 분양을 미루거나 후분양을 검토하는 사업장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는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부산 동래구 온천4구역 재건축 사업장이 꼽힌다. 올 초 일반분양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봤지만, 적정 분양가를 둘러싼 재건축조합과 HUG의 눈높이 차이로 아직도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HUG는 인근시세 산정기준과 비교사업장 선정기준을 일부 개선하기로 한 것이다. 또한 주택개발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고분양가 심사기준의 공개범위를 확대한다.

먼저 인근시세 산정 절차를 합리화 하기 위해 단지특성과 사업 안정성을 기준으로 인근사업장을 평가하고, 신청사업장과 유사한 사업장의 평균시세를 적용한다.

비교사업장 산정 기준도 보완한다. 심사평점 요건으로 비교사업장이 없을 경우 분양·준공 사업장 중 한 개의 사업장만으로 심사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 경우 심사평점 요건을 완화해 분양·준공 비교사업장을 각 1개씩 선정한다. 

또한 심사평점 하한점수, 건축 연령별 가산율, 심사평점에 따른 가감율 등의 심사기준 공개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권형택 HUG 사장은 "이번 제도보완과 심사기준의 추가적인 공개가 그간 공급이 지연되던 일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민간사업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어 주택공급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고분양가 심사제도 개선으로 실제 지방 아파트 분양가가 오를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분양가 심사제도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서울과 경기 과천·광명·하남 등을 제외한 지방의 분양가격 관리를 위한 것이다. 

이번 개정안에 인근 사업장 평균 시세를 반영한다고 했지만, 일부 규정에서는 가격 상한선을 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분양·준공 비교사업장을 각 1개씩 선정하고 이중 높은 가격을 반영한다고 했지만 보증 신청 사업장에서 500m이내·준공 20년 이내의 100가구 이상의 비슷한 사업장에서 도출한 인근시세를 초과할 수 없게 제한했다.

또 해당 지역 분양가 수준에 비해 심사결과 현저히 낮은 경우 해당 지역 분양가를 감안해 일부 조정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최근 1년간 평균 분양가를 비교하겠다고 밝혀 시세가 아닌 최근 1년간 분양가 수준으로 묶어두겠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에 숨통을 트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높은 분양가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럼에도 기존 노후단지에 비해 신축 단지로 비교 책정되는 만큼 어느정도 시세는 반영돼 미세한 상승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