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재계에서 일본 기시다 후미오 신 정권 출범을 계기로 한일 경제 갈등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국의 교역 감소 등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미래 지향적 관계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5일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수출규제 후 2년간 수출규제 품목 대일 수입, 상호 교역·투자 및 양국 투자기업의 실적 등 한일 경제 관계 변화와 관계 발전을 위한 과제를 분석·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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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사진=자민당 홈페이지 |
우선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3개 수출규제 소재(포토레지스트, 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 대한 한국의 대일본 수입총액은 규제 전 2년 누계(2017년 하반기~2019년 상반기) 7억2950억 달러에서 규제 후 2년 누계(2019년 하반기~2021년 상반기) 7억2460만 달러로 0.67% 감소했다. 3개 소재에 대한 대일 수입의존도 또한 규제 전 75.9%에서 규제 후 74.6%로 1.3%포인트 줄었다.
이같이 3개 품목의 대일 수입구조에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은 정부와 기업이 일본의 규제조치에 신속 대응하고 일본 정부도 2019년 8월 포토레지스트 대한 수출을 두 차례 허가하고 같은 해 12월 포토레지스트 1종에 한해 수출규제를 개별허가에서 특정포괄허가로 완화한 결과로 보인다.
다만, 불화수소의 경우 일본의 수출규제 후 관련 기업이 대만·중국으로 수입선을 대체하면서 올해 상반기 대일 수입의존도는 2019년 상반기 대비 31.7%포인트 줄었다. 이는 수출규제 이전 국내 관련 기업들이 7나노급 초미세 공정용 초고순도 불화수소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순도 높은 일본산을 사용했으나, 수출규제 이후 중국산 불화수소도 품질테스트를 거쳐 활용하고 연구개발 및 품질테스트 과정을 거친 국산 불화수소 활용을 확대한 결과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2년간 전체 부품․소재의 수입은 0.23% 증가한 가운데, 대일 수입은 4.1% 감소했다.
이 기간 한국의 전체교역이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5.1% 감소한 가운데, 상호 수출규제에 따른 한국, 일본의 전반적인 상호 불신감 확산이 더해져 한일 간 교역은 9.8% 감소했다.
일본의 대한국 직접투자는 일본의 수출규제 직후 투자심리가 급냉하면서 규제 전 2년(2017년 하반기~2019년 상반기) 21억9000만달러에서 규제 이후 2년(2019년 하반기~2021년 상반기) 15억7억000만달러로 28.5%나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의 대일본 직접투자는 2017년 11월 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미·일 컨소시엄의 도시바메모리 인수 결정 이후 후속투자가 이루어짐에 따라 24.4% 증가했다.
한국내 일본계 외국인투자기업의 2019년 매출은 수출규제 이후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2018년 대비 9.4% 감소했고, 기업 수는 2.4%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일본 투자 한국기업의 매출은 10.2% 감소하였으며, 기업 수는 11.3% 줄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2019년 7월 이후 약 2년간의 사상 초유의 한일간 경제갈등은 실제 3대 수출규제 품목의 대일 수입 감소분은 미미한 반면, 반일·혐한 감정 등 부정적 효과 등으로 양국 간 교역․직접투자․인적교류 등을 감소시켜 경제적 피해만 키웠다”며 “일본 신 정권이 출범한 만큼 실효성을 상실한 한일 상호 수출규제는 외교문제와 분리해 양국 통상당국간 공식 협상을 통해 조속히 종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실장은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한일 양국이 미래지향적 경제관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도록 양국 정부는 △코로나 이전 1000만명을 넘긴 인적교류 복원을 위한 체제 정비, △탄소중립 등 ESG분야 협력 강화, △수출규제 이후 전면 중단된 양국 지자체, 청소년 교류가 이루어지도록 조건 없는 양국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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