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4분기 거래가 시작된 가운데 코스피 지수가 5일 2% 넘게 하락해 3000선이 붕괴하는 등 국내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기관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시총 상위 종목들에 대해 집중적인 공매도 거래를 지속하고 있어 시장 안팎에서 논란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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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
이날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약 6개월 만에 30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이날 지수는 전일 대비 21.01포인트(-0.70%) 내린 2998.17로 개장해 오후까지 계속 3000선 아래에서 맴돌고 있다.
심지어 오후 들어 코스피는 2% 넘게 하락해 2950선으로까지 떨어졌다. 코스피가 300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지난 3월 25일 이후 처음이다. 개인과 기관은 순매수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외국인이 4800억원어치가 넘는 물량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압박하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내 전 종목이 하락세다.
특히 대장주 삼성전자는 2%가 넘는 하락률을 나타내며 7만2000원대를 횡보 중이다. ‘십만전자’를 꿈꾸며 주식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의 바람이 무색하게도 최근 주가는 계속 해서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코스피 예상 범위를 낮추며 우려를 더했다. KB증권은 10월 코스피 지수 하단을 2920선으로 설정한 상태다. 키움증권 역시 2930선으로 하단을 잡았으며 대신증권은 코스피가 29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경기 불안, 물가상승 압력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고 있다.
물론 올해 4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코스피가 반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는 않다. 특히 삼성전자의 잠정실적을 필두로 3분기 실적 시즌 모멘텀이 만들어지면 코스피 상승의 변곡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삼성전자 실적을 매출액 73조원, 영업이익 16조1000억원으로 예상하면서 "향후 메모리 가격의 하락 변동성은 2018년 하반기 다운 사이클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아질 전망"이라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으로 유지했다.
이 가운데 한동안 잠잠해진 듯했던 공매도 관련 논쟁이 다시금 주가회복의 '변수'로 주목받는 모양새다. 최근 들이 기관의 공매도 거래비중이 크게 늘어난 모습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매도는 작년 코로나 사태 이후 전면 금지되었다가 지난 5월 3일 350개 종목에 대해서만 부분 재개된 상태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잔액은 9조 2450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9월 29일 하루만 놓고 봐도 유가증권시장 전체 공매도 거래에서 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33.1%에 달했다.
반면 지난 8월까지 거의 80%에 육박했던 외국인 공매도 거래비중은 60%대로 떨어졌다. 개인의 공매도 거래비중은 약 2%대로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공매도 잔고 상위 5개 종목은 셀트리온, HMM, LG디스플레이, 금호석유, 신풍제약 등의 순서다. 셀트리온의 경우 공매도 잔고가 1조원이 넘어가고 있으며, 그와 반비례해 주가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기관들의 공매도 거래는 코스피 시총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1일 1039억원이던 삼성전자의 공매도 잔고금액은 같은 달 27일 1469억원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481억원에서 561억원으로 금액이 늘었다. 기관은 지난달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1조 2600억원 넘게 팔아치웠으며 SK하이닉스 주식도 2522억원 순매도했다.
공매도가 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제기되지만, 공매도 ‘전면 재개’의 적당한 시점을 찾아야 하는 금융당국은 ‘종목별 공매도 대금과 주가간 유의미한 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공매도 거래는 외인과 기관의 거래비중이 98%에 육박하고 있어 개인들은 소외된 상황”이라면서 “(공매도가) 주가에 영향이 없다는 당국의 입장이 도리어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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